캘커타에서 지낸 아홉 달 동안 제가 배운 것이 참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잘 받는 것도 주는 것만큼 소중하다"는 교훈이었습니다. (중략)
우리는 흔히 받기를 꺼려합니다. 이유없는 호의를 접할 때면 겁부터 먼저 냅니다. (중략)
세상에 이유 없는 호의란 것은 과연 있어서는 안되는 것일까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이 사람에게 도움을 베푸는 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중략)
저는 만난 지 불과 몇 시간밖에 되지 않은 알브레히트의 호의를 그냥 마음 편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의심과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캘커타에서 제가 배웠던 교훈이 더 크게 힘을 발휘했습니다. 세상엔 착한 사람이 많다는 교훈이었습니다. 착한 사람에게선 얼마든지 마음놓고 받아도 된다는 교훈이었습니다. 그렇게 받다보면 내 안에서 나눔이 넘치고 넘쳐서 나도 언젠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선물을 나누어줄 수 있게 된다는 교훈이었습니다.-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