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 스무 살 때는 알 수 없었던 여행의 의미
박정석 지음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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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손탁이 말하길. 사진은 대상에 대한 폭력이라고 했어. 이제 최소한 예전보다는 덜 폭력적인 여행자가 된 거야. 축하합니다!"-195쪽

최근 몇 년간 여행지에 대한 나의 기록과 기억은 어느 것이 먼저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뒤섞여 분리하기 힘들다. 멋진 풍경을 카메라로 찍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면서 멋지다고 느낀다. 카메라가 나의 눈을, 감각을, 나아가 기억마저 대체했다.-196쪽

집 떠나고 시간이 흐르다 보면 새로움이 주는 자극이 점점 옅어지고 꽉 조였던 긴장이 느슨해지면서 여행은 어느새 생활로 변하게 된다.
뭔가를 볼 때마다 감동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대상에 대한 동경과 신비로움, 흥분이 차츰 사라지면서, 결국 남는 것은 집에서처럼 먹고, 자고 이동하는 일상이다. 조그만 과업들을 스스로 부여하고 하나하나 완수해 내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여행의 목적이자 의미인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보다는 오히려 그 중간중간에 놓인 자질구레한 일상에 더욱 몰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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