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에서 배운 역사는 '팩트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고에서 출발했다. 역사는 반드시 누군가의-주로 권력자 혹은 승자의-주관적 인식에 의해 덧씌워져 기록되기 때문에 과거 그 시점에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역사를 올바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덧씌워진 역사를 잘 분석하여 최대한 팩트에 가깝게 재해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버드는 얼마나 많은 역사적 지식을 갖고 있느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보다는 '너는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너의 해석을 쓰라'고 요구했다. 더구나 어떤 해석이든 근거와 논리가 타당하다면 극과 극의 다른 해석도 모두 옳은 것으로 인정을 해주었다. -1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