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레시피
다이라 아스코 지음, 박미옥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8월
절판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정말 아무것도 몰라. 그의 말투는 초지일관 이런 식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대화라는 것이 없었다. 그가 높은 단 위에서 강의를 하면, 사오리는 세 걸음 물러서서 경청했다. 사오리 쪽에서 무슨 말을 하면 그는 늘 냉당한 반응을 보였다. 강사라는 직업병 때문일까? 그렇게 생각해봐도 슬픈 건 마찬가지였다.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28쪽

도오루는 의자에 기대어 시나의 말을 그대로 되풀이하더니, 입술 한쪽을 끌어올리며 냉소했다. 이렇게 비딱한 얼굴은 처음 본다. 시나의 가슴속이 순간 얼어붙은 것 같았다. 갑자기 두 사람 사이에 지진이 일어난 것 같았다. 아니, 지금까지도 금이 간 곳은 존재했다. 다만 못 본 척하면서 지내왔을 뿐.-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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