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의 말대로 이 "여행자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카메라로 한 도시를 찍는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도쿄는 롤라이35)

그런데 나는 지금 이 책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다.
제발 사진 좀 빼자.

텍스트는 읽을 만하다.

하지만 사진은 전편 [여행자 하이델베르크]와 마찬가지로
썩 멋있지도, 훌륭하지도, 꽉 차있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수많은 아마추어들의 사진들과 대동소이하며
김영하라는 고유브랜드에 걸맞는 개성도 특징도 없다.

특히 이번 책에서 나를 몹시 불편하게 했던 점은
사진 속 행인들의 모습이다.

롤라이35는 줌이 없어 몰카찍기에 적합지 못하지만
크기가 작아서, 장난감 카메라 같은 모양때문에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걷어내고
호기심과 친밀함을 던져준단다. (작가님 왈)

그러나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 귀에는 그들의 외침이 들린다.
"야, 니가 뭔데 내 허락없이 날 막 찍는거야?"
사진 속의 사람들은 어딘가 불편해 보이고 작가의 대놓고 들이대며 찍기에
무언의 불쾌감을 호소하는 듯하다. (이런 느낌은 p.83 아저씨의 표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직 6권이나 남았고, 6대의 카메라와 6군데의 도시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책에는 사진페이지를 줄이던지, 아니면 최소한 1장이라도
내 이목을 끄는 사진이 담겨져 있길 바란다.


(이 잡담은 지나치게 주관적인 감상이오니 이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개념치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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