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명품을 아느냐
나카무라 우사기 지음, 안수경 옮김 / 사과나무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나카무라 우사기는 황당무계한 자신의 쇼핑기를 문춘이라는 잡지에 연재하게 된다. 그 칼럼들을 모아 묶은 책이 <나는 명품이 좋다>와 <너희가 명품을 아느냐>, <쇼핑의 여왕>이다. 전작인 <나는 명품이 좋다>는 나카무라의 비상식적인 쇼핑행각에 대한 거부감을 잠시 접어두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나름대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범인들이 가진 명품에 대한 허상을 벗을 수도 있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궁금해 했던 여러 상품들을 엽기적으로 시험해 보는 그녀의 모습에 박장대소하며 친구들과의 수다꺼리로 딱 알맞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아무 내용이 없다. <나는 명품이 좋다>와 연결되는 칼럼모음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처럼 구체적인 쇼핑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아~ 정말 돈이 없어. 그런데 명품을 샀네, 어떻하지?' '출판사에서 대출받아 카드대금 내야지, 정말 돈이 없어 죽을지경인데..나도 모르게 명품을 또 사버렸네, 어머어머 호호호..' 이건 너무하지 않는가!

이 책의 문제점은 명품쇼핑의 중독이 옳다 그르다에 대한 도덕적 사회적 잣대가 아니라 아무 내용없는 넋두리를 한없이 늘어놓는 작가의 될대로 되라는 식의 무책임한 자세이다.

더군다나 여왕님을 자칭하는 나카무라의 말투는 독자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든다. 모두에게 야유와 멸시의 눈초리를 받으면서도 자아도치에 빠져있는 불쌍하고 한심한 인간의 초라한 모습. 흡사 실소하며 거리를 활보하는 광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아 이런 여왕님을 떠받들 정신나간 백성이 일본하늘, 한국하늘아래 과연 존재할까?

과연 금전적, 정신적으로 파산직전의 그녀는 <쇼핑의 여왕>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녀에게 절제의 미덕같은 건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건 나카무라의 솔직한 모습이 아니니까...다시 엽기적이고 코믹한 쇼핑의 여왕의 모습으로 등극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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