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80~181
무남독녀 외딸 애기
금지옥지 길러내어
시집살이 보내면서
어머니의 하는 말이
시집살이 말 많단다
보고도 못본 체
듣고도 못들은 체
말 없어야 잘 산단다
그 말 들은 외딸 애기
가마 타고 시집가서
벙어리로 삼 년 살고
장님으로 삼 년 살고
귀머거리 삼년 살고
석삼 년을 살고 나니
미나리꽃 만발했네

이꼴을 본 시아버지
벙어리라 되보낼재
본가 근처 거진 와서
꿩 나는 소리 듣고
딸 애기의 하는 말이
"에그, 우리 앞동산에
꺼더득이 날아난다"
이말 들은 시아버지
며느리의 말소리에
너무 너무 반가워서
하인 시켜 하는 말이
"가마채를 어서 놓고
빨리 꿩을 잡아오라"
하인들이 잡아오니
시아버지 하는 말이

"어서 어서 돌아가자'
벙어리던 외딸 애기
할 수 없이 돌아가서
잡은 꿩털 다 뜯어서
숯불 피워 구워다가
논아주며 하는 말이
날개 날개 덮던 날개
시아버님 잡수시고
입술 입술 놀리던 입술
시어머니 잡수시고
요뉘 구녕 저뉘 구녕
휘두르던 눈구멍은
시할머님 잡수시고
호믈호믈 옥문통은
시하래비 잡수시고

좌우 붙은 간덩이는
시누님이 잡수시고
다리다리 비릿는 다리
신랑님이 잡수시고
가심 가심 썩었던 가심
이내 내가 먹었구나
못할네라 못할네라
시집살이 못할네라
열새 무명 열 폭 치마
눈물 받기 다 썩었네.
못살네라 못살네라
시집살이 못살네라
해주자지 반자지로
지어 입은 저고리로
눈물 받기 다 처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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