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매혈기 - 글을 통해 자신을 단련시킨 한 평론가의 농밀한 고백
김영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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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국어교사에서 전업소설가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까지 돈을 많이 벌지 못했을 텐데도 어떻게 했기에 집안에서 압력이 없을 수 있었나, 라고 묻자 그는 그건 어떤 경지라고 말했다.

"그것도 고도의 경지에 올라야 해요. 휴일에 마루 소파에 누워 있으면 스스로 거대한 벌레라는 생각이 드는 경지까지 가야 하죠. 주위가 어떻거나 태평천하로 놀고 있는 거대한 벌레가 되는 겁니다. 상대가 그렇게 규정을 하고 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도 뼈저리게 느껴야 해요. 그게 체화가 되면 경지에 오르며 도를 깨치는 거죠." -117쪽

"눈물은 그저 생리적 작용일 뿐이에요. 그게 감동이라고 하면 감동이겠지만 영화관 밖에 나와 잊어버리는 눈물은 의미가 없어요."

그는 아주 부드러운 태도로 관습적인 감동을 원하는 관객의 심장을 노리는 자객이었다. 멜로드라마라는 대중영화의 화술로 편한 감동을 배반하고 관객이 흘리는 눈물의 끝에 고통을 얹어주려는 묘한 역설의 미학을 창조했다. 그는 대중에게 악수를 청하지만 대중이 쉽게 자신의 영화에 눈물을 흘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이창동-비관 보따리속 낙관주의)-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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