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회가 성공을 향한 열망으로 들끓는 시대다. 특히 기독교계의 경우 ‘국민성공시대’를 구호로 내건 이명박(장로) 대통령당선인에 이어 또 다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인 이경숙(권사) 숙명여대 총장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배출하면서 ‘예수 믿으면 성공한다’는 믿음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조엘 오스틴의 크리스천 성공서‘긍정의 힘’(두란노)이 2년 반 이상 베스트 셀러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것에 이어 지난해 10월 오스틴의 후속편 ‘잘 되는 나’(두란노)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 셀러에 오른 것도 성공을 향한 기독교인들의 열망을 상징한다.

하지만 믿음으로 세속의 성공을 바라는 열망이 커질수록 이것이 예수의 가르침과 어긋난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이가 지난해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한국교회가 죽어가고 있는 것은 이 놈(나) 때문”이라며 눈물의 기도를 드렸던 사랑의교회 옥한흠 원로목사다.

옥 목사는 지난 3일 주일설교에서 “교인들이 그저 무엇이나 믿고 구하면 소원성취한다는 말에 ‘아멘’하고 예수 믿는 목적이 마치 무병장수에 있는 것처럼 큰소리로 외치고 있다”며 기복 신앙을 비판하고 특히 긍정의 힘에 의한 성공을 강조하며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를 낸 오스틴을 강력히 비판했다.

또 몇 년 전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IVP.2003)란 책으로 ‘예수 믿으면 복 받고 잘 산다’는 주장을 정면 비판했던 김영봉 워싱턴한인교회 목사도 우리 사회에 미만한 성공 열망에 이의를 제기했다. 김 목사는 월간 ‘기독교사상’ 최근호(2008년 2월호)에 실린 ‘성경에는 성공이 없다’란 제목의 지상설교에서 기독교계에서 흔한 이른바 ‘성공에 이르는 성경적 비법’은 성경을 왜곡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긍정의 힘’은 자기 최면 = 사랑의교회 옥 목사의 이날 오스틴식 성공주의에 대한 비판은 믿음으로 의로움을 얻은 바울에 대해 이야기하는 설교 중에 나왔다. 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예수그리스도’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요즘 교인들이 기독교의 본질을 지겹게 여기면서 듣기 좋은 말만 찾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의 구미에 맞춰 복음의 본질을 왜곡한 대표적인 인물로 미국의 대형 교회 목사이자 베스트 셀러 저자인 오스틴을 꼽았다.

옥 목사는 “오스틴이 주장하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을 개발하면 성공한다는 말을 사람들이 입을 벌리고 듣는다”며 “이렇게 다분히 심리학적이고 자기최면적인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그런 성경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오스틴이 밑도 끝도 없는 긍정의 힘을 이야기하면서 그것이 마치 기독교의 본질인 것처럼 오도하는 것은 가만둘 수 없다”며 “정말 심각한 것은 이런 오스틴의 메시지를 우리가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그것(세상적인 성공)이 무슨 진리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옥 목사는 지난달 11일 서울 강변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발표회에서 목회자가 교인들의 눈치를 보느라, 전해야 할 말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현실을 거론하며, 한국교회의 세속주의를 개탄했다. 그는 “지난해 평양대부흥100주년을 맞아 많은 행사를 치렀지만 교인들의 삶이 바뀌지도, 목회자의 성찰이 따르지도 않았다”고 지적하고 “세속주의에 물든 기독교가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제대로 보여줘야 하는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 성경에는 성공이 없다 = 믿음으로 성공하고 싶은 이들의 열망에 대한 비판은 워싱턴한인교회 김 목사의 지상 설교문에서 더욱 날카롭게 제기됐다. 김 목사는 서두에 “희망의 본질은 성공”이라며 “저도 제 인생의 성공을 꿈꾼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신약 성경에 ‘성공’이라는 단어가 한번도 나오지 않고 구약성경에도 성공하라는 명령도, 성공을 위한 비결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성경에서 일관되게 제시하는, 믿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성실’, ‘신실’, 혹은 ‘충성’이라는 단어라는 것이다.

성경이 성공에 대해 무관심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성경은 자신의 야망을 이루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바르고 참되게 살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책”이자 “진실되게 하나님을 믿고 그 믿음 안에서 성실하고 신실하게 살아가도록 인도하는 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경에서 성공하는 삶의 길을 찾는 이는 “성경이 그들에게 들이대는 도전에 대해서는 고개를 돌린다”는 것이다. 그는 “성경을 자주 읽는다는 이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분투할 수는 없고,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이 잘돼 만사형통하고, 삶의 전성기를 보내는 사람에게도 경계하는 마음을 늦추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고난 중에서 넘어지는 사람보다 번영 중에 넘어지는 사람이 더 많고, 일이 잘될수록 눈이 높아져서 헛디디기 쉽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성공 바이러스가 유행인 시대일수록 싸구려 성공주의에 마음을 팔지 않아야 한다”며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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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을 집어던지면서 느꼈던 분노를 속시원히 공개적으로 뱉어주신
목사들님께 감사드립니다.

"세례받는다고 안되던 사업이 잘되고 공부못하던 자식이 갑자기 공부잘하고
아프던 몸이 금새 나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믿음을 가져서 내 마음이 평화로워져서 얼굴이 밝아지고 사랑이 넘치면
그것으로 복이 오고 일이 잘 풀리는 것이지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로만 외치고 의무적으로 미사 참석만 한다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
(세례성사때 본당 신부님 강론 중 기억에 남는 구절입니다.)

   
   p.248 예수님을 판 돈 까밀로 中

"쥬세삐나 부인이 젤뜨루데(종)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돈을 성당에 기부했습니다!"

"그 부인이 왜 그런 생각을 했을꼬?"

"서원을 했다고 하더군요. '만일 예수님께서 어떤 일이 성사되도록 도와주신다면 성당에 종을 기부하겠다'하고요. 그런데 일이 잘 됐답니다. 예수님의 도움에 대한 감사로 한 달 뒤엔 젤뜨루데가 다시 하늘 높이 종소리를 울릴겁니다!"

부리나케 뛰어나가는 돈 까밀로를 예수님이 불러세웠다.

"난 쥬세삐나 부인의 사업을 돕지 않았다. 나는 상금이 걸린 경연대회나 장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만일 장사에 관여했다간, 사업에서 돈을 번 사람은 내게 고마워하겠지만 사업에서 실패한 사람은 나를 저주할 것 아니냐. 만약 네가 우연히 돈 가방을 주웠다면 그건 내가 너를 도와서가 아니니라. 왜냐하면 나는 네 이웃에게 일부러 돈 가방을 잃어버리게 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 초는 쥬세삐나 부인에게 돈을 벌게 해준 중개인 앞에나 가서 켜줘라. 나는 사업 중개인이 아니다."
예수님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준엄했다.

돈 까밀로는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몰랐다.

"저를 용서하십시오. 전 뚱뚱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는 불쌍한 시골 신부입니다.
제 머리 속은 안개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돈 까밀로가 더듬거리면서 말했다.

예수님이 웃으셨다.

"너무 자책하지 말아라. 돈 까밀로. 종종 배운 사람도 머리가 혼미해질 때가 있는 법이다. 죄를 지은 건 네가 아니다. 오히려 너의 감사하는 마음이 나를 감동시켰다. 넌 아무리 작은 기쁨이라도 하느님의 은혜로 돌리지 않았느냐. 네 기쁨은 언제나 순수했다. 종을 가지게 됐다고 기뻐하는 지금 네 모습이 순수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쥬세삐나 부인은 불순하다. 돈으로 하느님을 사서 자신의 더러운 돈벌이 사업에 공모하게 할 수 있다고 믿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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