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어려움은 쉽게 해결되지 않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냉소대신에 해학적인 웃음으로, 자조가 아니라 건강한 푸념으로 어려움을 넘기죠. 그러면서 그 시간들을 견디고, 그 시간들을 풀어냅니다. 바로 여기가 이야기가 탄생하는 순간인데 저는 그 이야기를 캐비닛에 담는 것이죠. 있는 그대로, 훼손시키지 않고 고스란히 말이에요. 그게 '있다'의 세계이고 소설쟁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소설가가 이야기를 담아두는 기술자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이야기를 허름한 캐비닛에 보관하는 사람이죠."
"그러니 '캐비닛'은 자신의 소설 창작론에 대한 제목이네요."(전경린)-3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