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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월 8일 저녁
야외상영장의 저희 부산국제영화제 스탭과 자원봉사자들은
쏟아지는 빗속에서 초조하게 관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날 상영될 영화는 라스 폰 트리에의 ‘어둠속의 댄서’
5천석의 표는 이미 매진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아침부터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상영취소와 강행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상영강행’이었습니다.
단, 환불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환불을 해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탭과 자원봉사자들은 5천벌의 우의를 준비하면서
젖은 의자를 열심히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폭우속에 과연 관객이 얼마나 올지
초조함이 더해 갔습니다.
그랬는데……
저녁 7시 무렵, 제 눈앞에는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족히 3천명이 넘는 관객들이 하얀 우의를 입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은
눈물과 빗물이 뒤엉킨 채 감동의 여운을 만끽하는 듯 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온 게스트는 이 장엄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관객 여러분이 만들어 가고 키워가는,
관객 여러분이 바로 주인인 영화제인 것입니다.
10주년을 맞는 올해,
저희 부산국제영화제 스탭은 그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여러분의 끝없는 사랑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해 주시는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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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의 벅찬 감동과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하며...
12회 부산국제영화제도 무사히 치뤄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