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이렇듯 위태롭고 불완전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와 행동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그들의 껍질을 능숙하게 벗겨내고 속내를 들춘다. 짐짓 시치미를 뚝 떼고 가벼운 터치로 그려 보이지만, 그 가벼움과는 대조적으로 인간과 세계의 양면성, 타인과의 관계 설정, 현대 가족의 정체성 등 만만찮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런 까닭에 독자에게 이 책의 제목처럼 첫 맛은 캐러멜처럼 달콤할지 몰라도, 때론 잔혹하리만큼 인간의 치부와 대면하게 된다.
따라서 이 작품은 등장인물 누군가에게 감정을 이입해 그 인물이 처한 가공의 세계나 허구를 즐기는 유형의 소설과는 다르다. 독자는 작중 인물들이 짜내는 섬세한 군상 극을 보며 자신의 안과 밖의 불일치를 떠올리고 혼란스러워할 수밖에 없다. 평상시에는 애써 등을 돌리고 무의식 속에 파묻어 두었던 자기 안의 부정적인 감정과 마주서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혼란과 동요는 온갖 감정을 억눌러가며 일상을 보내는 우리에게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기회를 제공한다. (옮긴이의 말)-.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