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구판절판


"나에바, 내일 죽을 거라는 말을 들으면 어쩔 거야?" 배우가 뜬금없이 그런 질문을 했다.
"다르지 않겠죠." 나에바 씨의 대답은 냉담했다.
"다르지 않다니, 어쩔 건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로킥과 레프트 훅밖에 없으니까요."
배우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고 한다.
"그건 연습 얘기잖아. 아니, 내일 죽는데 그런 걸 한다고?"
"내일 죽는다고 삶의 방식이 바뀝니까?"
글자들이라서 상상할 수밖에 없지만 나에바 씨의 말투는 정중했을 게 틀림없다.

"지금 당신 삶의 방식은 얼마나 살 생각으로 선택한 방식입니까?"-210쪽

"주뼛주뼛 인생의 산을 올라와서는, 힘들고 무섭고 피곤하니 처음 왔던 길로
슬슬 돌아가볼까, 할 수는 없는 거야. 오를 수밖에 없는 거야."-316쪽

<빛이 있는 동안 빛속을 걸어라>는 소설이 있잖나.
그걸 흉내 내자면 '살 길이 있는 한 살아라'고 할 수 있겠지.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건, 권리가 아니라 의무야. -317쪽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했어. 힘내서, 어쨌거나, 살아라. 이렇게."
- "어쨌거나 살아라?"
"어쨌거나." 그가 같은 말을 아까보다 야간 힘주어 반복했다.
"살아라."-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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