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기행 1 - 구약편
이누카이 미치코 지음, 이원두 옮김 / 한길사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적어도 기독교만은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선진을 달려간다고 자부하던 나이기에 이런 전문적인 책이 일본인 여자에게서 그것도 천주교인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본은 우찌무라 간조 이후 본받을 만한 신앙인이 그리 없다 생각하였는데 이 책의 전문성은 우리나라에서 따라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모든 이들이 그렇겠지만 이 책의 조금이라도 읽다보면 항간에 베스트 셀러가 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떠올릴 것이다. 고대 근동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전문적인 글. 작가가 둘다 일본인,그것도 나이 지긋한 여인이라는 점이 매우 유사하다. 나 같은 경우도 그러한 시오노 나나미의 영향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결과는 매우 만족.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로마를 주로하여 유대를 다른 변방의 한 나라로 취급하고 말지만 - 물론 그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 이 책은 그 거대한 로마마저 유대의 작은 속주의 범주하에 넣는 듯하다. 물론 내가 기독교도이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지만..

성서에 대하여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 책을 읽기에는 난해한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유대라는 나라에 대하여 관심이 없다면 이 책에서 관심을 두는 성서의 환경에 대하여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마찬가지로 관심조차 없을테니..하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책으로 로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 진것과 마찬가지로 이 책으로 유대라는, 기독교라는 것에 대해 친밀감이 생길른지도 모를 일이다.

신학도라면, 신앙을 하는 이로써 성서를 깊게 알고 싶은 자라면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비단 이 책만이 아니라 다른 책으로라도 성서의 배경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면 독자로 하여금 그 시대로 돌아가 들어가게 한다.

애굽이 이집트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성경이 허구가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던 어릴적. 왜 그런 역사적 사실을 학교교육과 교회교육이 전혀 다른 세상을 설명하듯이 하였는지 아쉽기만 했다. 여러분들이 이책을 읽으면서 성서의 내용들이 그저 외치기만 하는 소리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그 절박한 상황가운데 내 던져짐을 당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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