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리스트 1 블랙 캣(Black Cat) 10
새러 패러츠키 지음, 나선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5년 9월
품절


"불평하면 일이 두배로 힘들어져."
내가 설거지를 귀찮아할 때마다 엄마가 하시던 말씀이다. 작은 것부터 큰 것 순서로 작업해 나가면 된다. -23쪽

그들은 자신의 것보다 훨씬 오래된 문명, 모든 스텝과 제례의식을 기호화한 아프리카 문명을 무시하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우리 아프리카인들은 수치심도 없이 맨 몸을 드러내는 인종이며, 우리의 춤은 어리석음을 나타내는 표현일 뿐이다. 그들은 원자폭탄과 가스실을 만드는 것이 고도의 문명인 줄 착각하고 있다.-213쪽

보무도 당당하게 등장해서 극적인 반전을 선언하는 내 모습이 뇌리에 떠올랐다. 발렌타인과 마커스 휘트비를 구하러 말을 달리는 애니 요클리(19세기 말 서부의 여걸로 유명한 여자 총잡이)처럼. 하지만 나는 어쩌면 주위에서 맴돌며 도와달라고 잊어대는 것이 전부인 명견 래시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티미(명견 래시가 어디서든 달려와 곤경에서 구해주는 어린 주인)가 우물에 빠졌어!" 내가 차 문을 열며 크게 소리쳤다. 그때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내 옆을 지나치는 여자가 한 명이 있었지만 그녀는 나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공립도서관에서 혼자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는 사람은 흔히 보는 일이니까.-218쪽

밖으로 나서는 나의 귓전에 어린 아기를 달래는 엄마처럼 제럴딘 그레이엄을 달래는 리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베이어드의 옷에서 맡았더 베이비파우더와 지린내가 확 풍겨오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아니 얼마나 멀리 달려가든 언젠가는 모두 저렇게 될 것이다. 결국은 저렇게 된다. 벗어날 수 없다.-247쪽

사실 사촌 붐붐과 함께 단지 우리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지저분한 캘류멧 호수로 수영하러 다니면서 어머니의 속을 많이 썩여드렸다. 엄마가 눈을 부릅뜨고 말리던 어린시절에는 그렇게 짜릿하고 흥분되던 일이 다 큰 어른이 되어서는 소름끼치게 싫은 기분이 드는 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286쪽

"그게 정말로 그렇게 엄청난 걸 거라고 생각하세요? 나이가 들면 자기가 한 일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금방 떠올릴 정도로 아주 엄청난 일이길 바라는게 인간의 마음이지만, 실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에요."-3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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