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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 카이에 소바주 1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3년 1월
평점 :
신화에 관심을 가진 지 일년 정도 되었다. 신화 공부를 하려 한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준 책이 바로 나카자와 신이치의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였다. 그 가운데서도 <곰에서 왕으로> 를 적극 추천했다.
바로 <곰에서 왕으로>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첫 번째 책인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부터 읽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의 글 속에는 무언가 특별한 게 있을 듯 하다. 그래서 그걸 찾아 헤매게 만드는 거다. 읽는 이를 때로는 약올리고 때로는 추켜세우고 때로는 심사숙고하게 만든다.
신화는 인간이 세상에 대해 사유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이야기라고 나카자와 신이치는 얘기한다. 인간이란 그래서 특별한 존재라고. 하지만 인간만이 특별한 존재는 아니라고 말하는 거다. 말하자면 세상이 특별한 거지.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에서 나카자와 신이치는 신데렐라를 특별하게 다룬다. 모든 여성의 꿈이며 동시에 경멸의 대상이라고 여겨지는 신데렐라는 어디서 나타나게 되었을까?를 추적한다. 신데렐라의 어머니를 찾아 나서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이는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서 이루어진다.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 아시아 깊숙한 곳에까지 그 발길이 이어진다. 현대의 디즈니 만화에서부터 고대의 중국 신화까지 그 시선이 던져진다. 그래서 찾아낸 신데렐라의 원형적인 모습은 무엇일까?
신데렐라의 어머니는 샤만이고 무녀고 사제였다. 신데렐라는 왕자의 짝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보다 고차원적인 것과 연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였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이어주는 존재였고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다리였고 사람과 동물을 중개하는 존재였다.
우리나라의 콩쥐팥쥐가 바로 신데렐라 이야기의 한 지류인데 원전을 살펴보면 이 이야기와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이 신데렐라 이야기에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그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이 이야기 하나가 다 포괄하기 때문일 것이다. 뭐냐하면 우리에게 감명을 주는 이야기 뒤에는 거대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는 거다. 거기에는 오래된 역사가 놓여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원형적 사고가 존재한다는 거다.
하지만 현재 알려지고 유행하는 이야기는 대체로 알맹이가 빠져버린 형식에만 그치는 감이 있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원래의 뜻을 잃어버린 채 상업적인 요구에만 따라가느라 왜곡되고 변질된 모습이 되어버린다는 거다.
우리, 인류는 사유할 수 있는 존재였다. 최초의 인간조차도. 그렇게 나카자와 신이치는 말한다. 우리에게 지성이란 것이 존재하는 순간부터 그랬다고. 지금 우리에게 지성이란 것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사유해야 할 것이다. 왜 고대의 지혜를 우리는 잃어버렸는가를. 왜 우리는 그것을 되찾고자 하지 않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