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디치킨스라고 하는 게 너무 웃김

디치킨스가 지금처럼 자유주의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방식으로 무턱대고 종교를 나무라지 말고 그들 본연의 자유주의적 합리주의의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한다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무절제한 종교 비판을 자제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논리가 훨씬 강화될 수 있을 법하다. 리처드 도킨스의 흔들림 없는 객관성이 어떤 유의 것인가 하면, 400쪽이 넘는 책 내내 인간이 종교적 믿음에서 조금이라도 혜택을 보았다는 걸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이런 관점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험적으로도 불가 능하다. 그리스도나 알라, 아니면 부처의 뜻을 따라 남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삶을 산 무수한 사람들이 인류의 역사에서 깡그리 지워지는 셈이다. 이것이 일체의 편견에 맞서겠다고 공언한 사람의 견해다.

히친스를 보면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앞부분에서 신자들이 보여준 헌신적인 행동의 예를 ‘많이‘ 다루겠다고 약속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형식적으로 한두 사례를 언급하고는 그만이다. 그는 또 "인본주의도 사죄해야 할 범죄를 많이 저질렀다."라고 용기 있게 인정하면서도 그게 정확하게 어떤 범죄들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여하튼 히친스의 책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이루어낸 좋은 일들은 모두 세속적 인본주의의 덕으로 돌리는 듯한데, 이는 페미니스트들이 이룩한 성과가 순전히 그들 아버지의 자애로운 영향 덕분이었다고 하는 거나 다를 바 없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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