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띠지에 '무언가를 우리도 시작해야지요?'하며 사랑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음성을 듣게 되는 이야기라고 적혀있는지 빨리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읽기 전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책에서 가슴 아픈 이야기가 계속 됩니다. 빈국의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 이야기는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잠깐 스쳐지나가기에 아 불쌍하다 하고 그때 잠깐 소액이나마 기부를 하든가 지나가곤 해서 많이 와닿지는 않았는데 그걸 아이의 입장으로 담담하게 말하다 보니 읽는 내내 날카로운 것이 가슴을 후벼파는듯한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책의 주인공 빅키와 티티는 8살이지만 하루종일 일하고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밥도 제대로 된 것을 먹는 것도 아니라 손님이 남긴 것을 먹는 티티나 차이로 배를 채우는 빅키는 굶지 않기 위해서라도 매일 일을 합니다. 물론 빅키와 티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거리에 있는 많은 아이들이 빅키와 티티처럼 밥이라도 먹기 위해 일을 합니다. 그런 와중에 일만 시키는 게 아니라 마음에 안 들면 아이들에게 폭력도 자행됩니다. 티티는 식당주인에게 회초리로 하도 맞아서 등이 온통 매질 자국으로 가득합니다.
빅키가 자신들은 크게 소리 내어 웃어 본 적이 없어서 자신들의 웃음소리조차 기억하지 못하는데 외국인 여행자 가족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까르르 웃는 걸 보며 저 아이들과 자신이 다른 게 뭘까 생각하는 부분을 보며 가슴 아팠습니다. 어린이는 어린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일텐데 그렇지 못한 환경 속에서 학대당하고 착취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맞나 싶고 한숨만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불법이민자 가족의 아이들이 학교도 가지 못하고 아동노동을 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며 혀를 찼던 게 불과 얼마 전인데 빛날 수 있을까를 보면서 가난하면 보호받지도 못하는 세상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난이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면... 배움을 통해 가난을 벗어날 수 있게 해야하지만 생존이 우선이라 배움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고 결국 다람쥐 챗바퀴 구르듯 이 모든 게 반복되기만 할 거라고 생각하니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현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조금씩이나마 변화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작가님도 같은 마음에서 이런 책을 쓰셨구나 하고 공감했습니다. '누가 우리를 닦아 주지 않아도 우리가 빛날 수 있을까'란 구절이 가슴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