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의 의미..

졸업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07년 10월

 
"죽음"과 연관된 각각 다른 네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대체로 이야기들이 가까웠던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과 관련된
사람과 주변 사람의 관계에서 죽음이 더이상 연결되지못하도록
막고있는 상황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기억도 못하는 아빠의 죽음때문에 새아빠나 엄마, 친구들속에서
방황하는 아야나, 엄마가 남긴 병실일기때문에 새엄마를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불혹의 아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을
맞게되는 나머지 두 이야기들..
죽음을 이미 겪은 사람들이 과거에 얽매여 새로 나가지 못하거나
혹은 부모님의 죽음을 맞게되면서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되며 서서히 감정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보이면서 어떻게 보면 성장소설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졸업, 새로운 세계로 나가기위한 통과의례같지만, 지금까진 하나의
과거를 닫는 역할로 더 크게 생각해왔습니다.
초등학교 졸업하면, 초등학교생활이 끝나는것이고 중,고등학교도
마찬가지로 졸업하면 다시금 발을 딛지 않아도 되는 고통의 끝.
그리고 좋았었던 기억들만 되새기며 그만이었는데, 이 소설에서
졸업은 단순히 형식적인 통과의례가 아닌 감정의 성장을 보여줍니다.
읽으면서 단순히 내 부모님 혹은 형제자매가 세상을 떠난다면 그
죽음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혹은 갑작스런 나의 죽음은..
하는 이상한 생각도 해보며 눈물도 흘리게 되고, 꼭 죽음이
아니더라도 지금 내 삶에서 내가 아직 졸업하지 못하고 있는
"과제"는 뭘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죽음"이라는 어두운 주제로 눈물을 뽑아내는 소설이지만 결말이
희망적이라서 맘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