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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치원에 또 갈래요! ㅣ 그림책 도서관
줄리엣 불라르 글.그림, 예빈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엄마, 유치원에 또 갈래요!
줄리엣 불라르 글. 그림 / 예빈 옮김 / 주니어 김영사
<앗, 시리즈>, <책 먹는 여우>로 유명한 출판사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한 책, <엄마, 유치원에 또 갈래요!>
출판사 인지도만으로도 책을 선택하는 데 큰 망설임이 없었는데 제목마저도 어쩜 5살 아이의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걸까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잠깐 풀어내자면, 올 해 가정어린이집을 졸업하고 큰 어린이집에 입학해서 적응을 못 하고 힘들어 하는 딸을 위해 고른 책이예요.
저희 아이와 같은 경우가 아닐지라도 누구나 한 번은 유치원에 입학하고 그 때의 마음은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하지 않을까 싶어요. 부모도, 아이도.
그럼 지금부터 책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대부분 엄마들이 책을 읽고 나서 독후활동에 초점을 맞춘다면 저는 아이와 책 읽기를 할 때 책을 소재로 다양한 대화를 나누는 데 즐거움을 느낍니다. 아이도 그렇구요. 그래서 아이와 저는 책 표지만으로도 한참을 이야기 합니다. 독후활동은 부수적인 것이지요. 제가 독후활동을 제시하지는 않고 아이가 그림을 그리다 책의 주인공을 그려 본다거나 길을 지나가다 책 속에 나와있는 곳과 비슷한 장소가 떠오르면 주인공처럼 행동해 본다거나 이야기의 일부분을 바꾸어서 엄마에게 다시 이야기를 들려준다거나..
이 모든 활동들이 아이가 먼저 자연스럽게 시작하고 저는 추임새만 넣어 준답니다. 그러면 나중에 일상 생활 속에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책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거든요.
그래서 이 책의 포스팅도 아이와 나눈 대화 위주로 해볼까 해요.
먼저 제목부터 독자를 콕 찝어 말해주고 있습니다.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있는 4~7세 아이들.
그리고 제목 역시 빨강, 주황, 연두, 초록.. 알록달록 예쁜 색감으로 "유치원"과 "또"를 강조해 주고 있습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제목과 제목의 색에서 충분히 다 드러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표지를 살펴 봅니다.
"원숭이가 나한테 안녕해요."
아, 아직 오랑우탄, 원숭이, 침팬지를 헷갈려 하는 42개월 딸의 발언은 애교로 봐주심이..^^
"어디에 가는 걸까?"
"가방을 메고 어린이집에 가다가 나를 만나서 안녕하고 인사해요."
그러더니 자기도 손을 펴서 안녕~합니다.
"그렇구나. 유은이에게 오랑이라는 친구가 새로 생겼네? 너도 어린이집에 가면 새 친구를 많이 만나겠지? 그럼 오랑이는 어떤 유치원에 가는 지 같이 따라가볼까?"
이런 식으로 대화를 나누며 책을 읽기 때문에 책 한 권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마어마합니다ㅠㅠ
한글을 읽는 순간 그림책의 그림은 보지 않는다, 라는 게 저의 신조?!이기 때문에 한글은 아직 안 가르쳐 줬어요. 그래서 그림을 먼저 보고 저랑 대화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가능한지도 모르겠네요. 글을 그대로 읽어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 속에 내용을 풀어내거든요.
서론이 길었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내용을 살펴 보려는데~~~
이런!
속표지도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윗 쪽이 앞표지, 아랫쪽이 뒷표지입니다. 차이점이 느껴지시나요?
아이에게 틀린 그림 찾기라고 물어봤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나게 찾습니다.
1. 색깔
2. 나무의 크기
3. 나무의 배열(떨어져 있고, 붙어 있고)
이렇게 세 가지를 찾아 냈어요. 나무의 숫자도 하나 하나 세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8그루~ 같네요ㅎㅎ
아이는 못 찾았지만 뒷 쪽 오랑이의 그림이 더 크답니다.
여튼! 여기엔 더이상 부연 설명하지 않고 그냥 넘어 갔습니다. 아이에게 즐거움을 줬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까요^^
이제 진짜 이야기로 들어가 볼게요. 내용은 짐작했던 대로 유치원에 가는 첫 날 혼자서 옷도 입고 운동화도 신는 오랑이의 모습과 무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오랑이의 마음을 엄마가 꼭 안아주고 있네요. 아이와 헤어질 때 의식 같은 거 있으시면 이 때 해봐도 좋겠죠? 저 역시 꼭 안아주며 "사랑해. 엄마가 네 생각 많이 하고 있을게" 라고 말해주는 데 한 번 해 봤어요. 하하. 좋아합니다. 엄마가 안아주는 건 언제든 좋은가 봐요.
오랑이가 아빠와 유치원에 가는 길은 어린이집에 가는 길과 달라요. 오랑이도 아빠도 긴장해서 새로운 반을 찾고 있어요.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아빠와 헤어져야 할 시간을 지나, 새 친구들을 만나 소개하고 규칙을 안내합니다.
대부분의 유치원에서 첫 날 볼 수 있는 광경이기에 아이도 끄덕끄덕 하며 자기 어린이집에서 한 것도 신나서 이야기 하네요.
낮잠 시간이 되어 친구들이 모두 잠을 자자 의아해 하기도 하구요. 대부분 유치원이 5세부터는 낮잠을 안 재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랑이네 유치원은 자네요~
일어나서 오후 수업을 마치고 간식도 먹고, 내일 활동 예고까지!
오랑이의 유치원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마무리는 훈훈하게~
"엄마 아빠, 저 내일 유치원에 또 가고 싶어요!" 로 끝납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요. 아이는
"나는 내일 유치원에 안 가고 싶은데!"로 끝냅니다ㅠㅠ
오랑이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부러워 하는 것이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주긴 한 것 같아요.
지금 아이는 어린이집 친구들과 선생님에 불만이 많고 전~혀 적응을 못하고 있고 약간의 문제로 결국 원을 옮기거든요.
그래서인지 "내 선생님도 오랑이 선생님이면 좋겠다.", 친구들을 가리키며 "얘는 내 친구야." 와 같은 말을 많이 하더라구요.
이게 바로 아이가 그토록 부러워 했던 오랑이의 선생님입니다^^
아- 내 눈에는 너의 선생님이 훨씬 아름다우시구나!ㅠㅠ
이 책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을 꼽으라면 색감입니다. 윗 사진에서 보듯 얼굴은 물감으로 칠한 듯 선명하게 표현하고 배경이나 옷 등은 색연필로 칠한 듯한 터치가 그대로 살아 있어 따뜻함을 줍니다. 또 억지로 가장하지 않아요.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의 표정이 모두 밝게 웃고 있는 게 아니라 아빠 손을 잡고 가는 오랑이의 표정은 겁에 질려 있는 듯 하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호기심도 가득이예요. 다른 아이들도 모두 그렇겠죠? 그 옆에 엄마 손을 잡고 가는 아이는 엉엉 울어요.
아이도 "엄마, 얘는 나처럼 울어요." 라고 단번에 알아보네요. 이처럼 인물들의 표정이 살아있어서 그림만 봐도 감정을 읽을 수가 있답니다.
친구들도 오랑이의 친구라고 모두 오랑우탄이 아닙니다. 원숭이, 침팬지, 말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들이 나와서 아이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현실과 비슷한 내용이 많아서 아이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좋아요.
저는 그림책을 고를 때 일부러 글을 보지 않고 한글을 못 읽는 아이의 입장이 되어 그림만 보고 고르는데 이 책은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이의 감성을 잔잔히 어루만져 줄 책, 추천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