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체역사소설의 이정표.

한제국건국사 1
윤민혁 지음 / 시공사 / 2002년 9월

대체역사소설 혹은 가상역사소설은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이다. 언제나 역사를 공부하며 '만약 ~였다면'이라는 가정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식의 소설은 해외에서도 드물지 않게 보이고, 국내에서도 통신연재 등에서 심심치 않게 쓰여졌고 지금도 쓰여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쓰여진 이런 류의 소설은 고개를 젓게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빈약한 역사인식, 부족한 고증과 자료는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팽창적 민족주의 또는 반일감정이 가득한 함량 미달의 소설이 되고 말아 곧 눈을 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한국의 대체역사소설이라는 장르에 있어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통신상에 연재될 때부터 2부가 완결된 지금까지(2부의 출간은 이제 막 시작되겠지만...) 작품을 보아온 나로서는 다른 분의 리뷰에서도 언급되었던 작가의 '집요할 정도의 자료와 고증에 대한 집착'에 우선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었고 흔히 빠지기 쉬운 팽창적 민족주의의 함정에 결코 빠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빈약한 한국의 대체역사소설 장르에서 대표적인 작품이 될만한 이 소설이 끝까지 훌륭한 작품으로 마무리 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