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과 소주의 힘
김종광 지음 / 이가서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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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한사람을 만났다. 서른 중반에 호프집을 하는 그 언니의 가게에서 처음 술을 마시는 날 영화와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나는 그 언니에게 좋은 영화로 '수취인불명'을, 이문구를 좋아한다는 말에 눈여겨 볼만한 작가로 김종광을 추천하였다. 두번째 그 집에 갔을 때 언니는 수취인불명과 경찰서여 안녕에 대해 자신의 느낌을 평하여 주었고 그 후에도 가끔 술 한잔 하며 삶과 문학과 인생과.. 그런 잡다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오랜만에 언니의 가게에 들리자 언니는 사정으로 가게 문을 닫게 되었다며 김종광의 <짬뽕과 소주의 힘>을 선물로 주었다. 실망했다는 말과 함께. 난 언니의 실망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열심히 연구하다시피 이 책을 읽었다. 책을 덮고... 습관처럼 두번째 이 책을 읽으며 드는 느낌은 역시 김종광답다는 것. 경찰서여 안녕과 모내기블루스, 71년생 다인이를 읽으며 들었던 재미있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

너무나 일상적인 소재를 특별한 이야기로 만드는 재능있는 작가이기는 하지만 아직 완숙되지 않은 삶의 풋내가 그의 책을 덮을 때마다 느껴진다. 모든 작가가 진진해야 함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 속에서 이시대 서민들의 애환이 담기려면 소재의 번뜩이는 선택과 그 소재를 특별하게 만드는 글재주 이상으로 삶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었으면 싶다.

그래, 내가 느끼는 아쉬움은 인생의 풋내가 아니라 어쩌면 사람에 대한 좀더 따뜻한 작가의 시선이 아닐까... 좀더 시간이 지나면 나의 아쉬움을 푸근히 감쌀 그의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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