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이 왜 셜록 홈즈의 회상록이라는 편명으로 묶어져야 했는지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내 짧은 생각으로는 저자가 셜록 홈즈라는 가상의 존재를 죽이기로 한 이상 최후의 사건을 기술하기에 앞서 홈즈의 이전의 사건들, 특히 홈즈가 사립 탐정이라는 직업을 갖게 된 배경을 이루는 '글로리아 스콧 호' 사건을 비롯 대학시절의 활약상인 '머즈그레이브 전례문' 사건 등을 기록해 이 가상의 존재에 역사성을 부여하려 의도하지는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 이미 셜록 홈즈라는 가상 인물은 마치 실존 인물인양 사람들 입에 수없이 오르내렸고, 이러한 사태는 이 인물의 창조자 코난 도일 경에게 심적인 압박감을 느끼게 만들었을 것이다. 결국 경은 이 인물을 죽이기로 결심하였고, 비록 가상의 캐릭터지만 죽임의 존재에 어떠한 역사성을 부여함으로써 저자는 완전한 죽음을 의도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 편명에 묶인 사건을 일별해 보면, 결국 뼈대를 이루는 사건들은 위에서 말한 두 사건과, 홈즈가 숙적 모리어티 교수와의 대결에서 결국 죽고 마는 사건을 기술한 '마지막 사건'임을 알 수 있다. 나머지 사건들은 말 그대로 '셜록 홈즈를 회상'할 수 있는 사건들일 뿐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어린 시절, 우리의 영웅 셜록 홈즈가 모리어티와의 싸움에서 결국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대목에서 눈물 흘리며 가슴 아파했던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