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 퍼디난드 - 두 얼굴의 센터백
리오 퍼디난드, 데이비드 위너 지음, 조효석 옮김 / 풋볼리스트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현대 축구는 거대한 비즈니스다. 선수 한 명이 소속을 옮길 때마다 수 백 억원이 움직이며, 이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려는 시청자들을 위해 수 조 원의 중계권료가 오간다. 선수들이 신는 축구화, 경기장 밖에서의 언행들은 팬과 언론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리오 퍼디난드는 박지성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고 전성기를 누린 수비수다. 거칠고 험한 잉글랜드 리그에서 파울 없이 상대 공격을 끊어내는 기술로 유명한 그는, 경기장 밖에서도 끊임없는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진정한 스타 수비수였다. 하지만 국내에는 그의 스타성에 비해 실제 모습이 덜 알려진 것 같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년기, 발레를 통해 몸에 익힌 밸런스를 축구장 위에서 구현하는 과정, 역시 대스타인 주변 선수(박지성도 물론 언급된다)와 감독(특히 퍼거슨!)에 관한 일화에 이르기까지, 퍼디난드 개인은 물론 그가 관통해온 시간과 장소를 공유해 온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거침없는 그의 언변을 통해 생생하게 읽힌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축구팬들 사이의 단골 논쟁인 호날두와 메시에 관한 그의 견해다. 귀담아둘만하면서 곱씹어도 재미난 분석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비수, 그리고 선수 이외의 커리어도 훌륭히 만들어가는 한 대중스포츠 스타의 이야기를 이토록 가깝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내가 이 책의 출판을 지지한 이유이기도 하고.

국내판 출간 무렵 아내를 암으로 잃은 퍼디난드에게 다시 한번 조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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