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 - 천재과학자의 감동적인 천국 체험기
임마누엘 스베덴보리 지음, 스베덴보리 연구회 엮음 / 다산초당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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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스베덴보리! 그의 책을 처음 접한건 14년전이었다. 인도에서 기독교 탄압에 압장서다 바울과 같은 극적 회심을 경험 한 후 사후세계에 대한 기록을 남긴 20세기의 성자(?) 썬다싱을 통해서였다. 


스베덴보리의 대표작이라 볼 수 있는 '천계와 지옥'. 그외 여러권의 '천계비의'. '묵시록 해설'. 그리고 '순정기독교'. '혼인애'... '우주안의 지구들(?)'.. 까지. 꽤 두꺼운 분량의 책들이 적어도 열몇권은 족히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30년(?)이나 사후세계를 맘껏 오가며 관찰하고 보고 들은 것을 기록했으니 그 정도 분량이 나올 법하다. 

'천계와 지옥'을 보기 시작한 그때부터 그 긴긴 책들을 놓기가 어려웠다. 마치 저 세계로 내가 옮아가서 이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과학자 출신에다 철저한 귀납적, 경험주의적 접근방식을 추구했기에 자신의 사견에 빠진다던지 허황된 논리적 비약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당시 개신교인이었던 나로서는 점점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카톨릭, 개신교의 주요 핵심 교리와 어마어마하게 차이나는 새로운 교리와 해석에 당황하고 놀라고 마침내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략 기억나는 바로는.

'삼위일체론'에 대한 다른 이해. 

'믿음에 의한 구원'에 대한 다른 이해. 

'십자가 대속 부활'에 대한 다른 이해. 

여기까지는 그래도 '견해의 차이'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기성 기독교입장에서는 이정도만 해도 이단으로 찍히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지만.(현재도 카톨릭, 개신교 모두 이단으로 찍어 놓은 것으로 알고있다.) 어째든 이 부분들은 저 옛날 아리우스 때부터 루터, 오늘날 다원론까지 현재 진행형 아닌가!


하지만 더 나아간다. 

요한계시록 해설. 압권이다. 


꼬맹이때 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계시록에 대해 심도깊은 설교나 성경공부를 들어본 적도 배워본 적도 없는것 같다. 하긴, 내가 읽어봐도 무슨 SF영화 대본보는거 같아서... 적그리스도, 666, 휴거..영화만들기 딱좋다ㅠㅠ

대부분 앞머리의 '교회들에 보내는 편지' 정도만 설교하고 그냥 '예수님이 재림하실 것이다' 정도만 얘기하고 넘어갔던것 같다.

 

그러나 스베덴보리가 본것은 다르다.

최후심판은 이미 지구시간으로 18세기 중엽정도였나(?) 일어난 사건이었고, 그것은 이 지상이 아닌 저 세계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물론 저 세상은 이 세상과 다른 차원이라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겹쳐있기에 저 세상서 벌어진 어마어마한 사건이 이 세계에 무언가 영향을 주었다는 내용이다.  

요한계시록의 최후심판은 바로 "저 세상에서"살고 있는 기존의 (거짓된? 타락한?) 기독교의 지도자와 추종 세력들에 대한 심판이고, 그 최후심판의 결과 그들은 추방되었으며(지옥계?) 그것이 이 세계에 미친 영향은 바로 "스베덴보리를 통한 새로운 계시". 곧 "새로운 기독교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기억력이 않좋아서 100% 정확한 얘기는 아님. 아시는 분 지적해주세요.)

한마디로 기존 교리를 조금 변경시킨 수많은 작은 이단들의 수준이 아니라, 유대교->기독교->새교회로 이어지는 순도 100% 계시에 의한 새로운 종교의 탄생이다!


그렇다고 구약과 신약을 버리지 않는다. 방대한 분량의 새로운 계시록이 하나가 더 추가되었을 뿐!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해석!

보통 경전에 대해 문자적으로 해석하냐 상징으로 해석하냐 가지고 논란들이 많지만, 인간 이성의 능력으로 해석이 불가능한 "영적의미"까지. 총 3단계 해석을 한다. 

가령 성경에 있는 "돌"이란 글자를 보고 문자 그대로는 돌, 상징적으로는 수백가지가 나올 수 있기에 그토록 해석을 놓고 정통/이단 시비가 많이 붙는다. 부활을 실제 역사적 사건으로 볼것이냐, 상징으로 볼것이냐와 같이. 하지만 영적의미는 이러한 것을 초월해 있다. 잘기억은 안나지만 "돌=신령지혜" 뭐 이런식의 해석. 이러한 해석은 신에게 직접 계시를 받는 방법 외에는 불가능하다. 이성의 범주를 넘어섰기에. 


자.. 이쯤 되었으면.. 고민할만 하다. 개신교나 카톨릭 교회를 다니면서 스베덴보리를 통해 계시된 새교회와는 타협, 융합 할 수 있는 지점이... 내가봤을 때는 "없다."

 

20대였던 당시로써는 참 많이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릴케의 '말테의 수기'에 등장하는 방구석에 틀어박혀 맨날 스베덴보리만 읽고 다른것은 쳐다도 안보는 청년처럼. 


이 책 소개에 나와있는 것처럼, 그의 저서들의 영향력은 꽤되는 것 같다. 누구나 다 아는 특1급 철학자, 문인... 괴테 파우스트 마지막 부분 즘에 언급되고 있는 부분도 사실이고, 월리엄 블레이크 등등.. 헬렌켈러는 스베덴보리의 내용을 종교('나는 신비주의자 입니다'라는 저서)로 받아들였고, 마르크스 사상에 좀 심취했었다는 이유로 언론으로 부터 팽당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신비주의에 심취했던 평양 대부흥 운동의 핵심 이용도 목사.(한 10여년 전쯤 이단판정에서 해제 된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의 긍정적 평가를 수긍할 만큼 그 "틀.안.에.서"의 논리적 완결성, 타당성, 그리고 스베덴보리라는 사람의 진정성을 나 역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많이 부풀려진 감이 없진 않지만 분명 지식인들과 종교계에 많은 긍정적 영향을 미친것은 사실인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수많은 사이비(?)라 불리는 종파들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석방식에 영향을 미친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것 같다. 정확한 자료수집을 안했기에 특정 종파를 거론하긴 그렇지만, 가령 이런식이다... 성경에 나와있는 "돌"이란 글자의 숨어있는 영적의미는 "나 아르토가 재림예수"라는 의미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많이 들어본 해석아닌가? 우리의 친근한 사이비라 불리는 이웃들.. 대부분 이런 방식을 채택한다. 나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초이성적 계시.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해석.^^;

그러니.. 아무리 내적 완결성과 논리적 타당성을 지닌다 해도, 계시는 계시일 뿐 결코 증명될 수 없다.

 

나는 지금도 스베덴보리라는 사람의 진정성을 믿는다. 그리고 그의 저서들의 독창성과 완결성에 아직도 감탄한다. 물론 '우주안의 지구들'인가에서 화성인들과, 또 목성인가 금성인인가 하고도 영계에서 만나보고 대화하는 대목들은 현저하게 현대의 과학적 지식들과 차이가 많기에 그저 웃기만 할 뿐이지만. 하지만 그가 무언가를 보았다는 것, 또 특별한 계시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그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쳤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꾸며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정교하다.)

그리고 스베덴보리 자신을 교주나 재림예수와 같은 지위에 올려 놓는 것이 아닌,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어 그가 이웃을 사랑하고 살아갔던 것처럼,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지혜 안에서 예수와 같은 삶을 실천하자는 내용을 더 선명하게 부각시킨 점에서 오히려 니케아신조를 아직도 붙들고 있는 답답한 기독교보다는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럼에도 내가 그와 결별한 이유는, 

어느 종교에서나 흔히 발견되는 '모든것이 용납되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기류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명시적으로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닌, 경험적 관찰로 표현되고 있다. 가령 이런식이다. 이 새로운 계시를 통해 새로운 진리를 알게 된 사람이 이 진리를 버리고 떠나게 되면 오히려 몰랐을 때 보다 더 영적으로 안좋은 상태(타락?)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대목. 내가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고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다. 

물론 일리 있는 얘기이다. 실제로 난 스베덴보리에 한참 심취했었고, 결별 후에는 개신교회에서 예전의 믿음으로 돌아 갈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우연찮게도 내 생애 최악의 사건들을 맞이했고, 결국 하나님을 원망, 저주했으며 마침내 종교라는 도그마 자체를 버렸다. 

그래서 뭐?


그렇게 종교와 마음의 빚을 청산하고 한동안 편하게 살았다. 내게 신이 없으니, 어찌나 편하고 좋은지...놀렐루야!!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허전함이 점점 커져갔다. 공허함. 


그러다 보니 나이 40에 접어들었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 넘어졌고 또 넘어졌고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어느 순간 사회에서 실패자에 속하게 되었고, 낙오자의 대오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나 둘러보았다. 다른 종교에서는 무얼 얘기하나 둘러보았고,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살펴보았다. 


누군가는 자신의 전생을 보았다 한다. 오늘의 고통이 전생에 사람을 죽여서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음 생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역시 스베덴보리 만큼이나 체험했고 보았음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떤 이는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지금 자판을 두들기는 '나'는 그저 착각일 뿐이란다. '네띠 네띠'하며...오직 '전체로서의 나'만이 실재한다고 한다. 내게는 "영구 읎다~" 소리로 밖에 안들리는데 그들은 확실하단다. 그들의 진정성 역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간이 되면 이슬람교 교인도 만나보고 싶다. 문맹이었던 마호메트에게 코란이 계시되었다는 것도 분명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토록 많은 계시를 받고도 이토록 많은 신성한 경전들과 이토록 위대한 선각자, 구원자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종교란 이름으로 고통받고 싸우고 괴로울까?


여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그 어떤 위대한 종교도, 그 어떤 확실한 계시도. 인간을 위한 것이지 신을 위한 것이 아니란 것. 살아있는 오늘의 고난의 문제와 오늘날 사회가 앓고 있는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종교가 있을 뿐. 그 반대가 아니란 것. 

괴롭고 아파하고 있는 자들에게 약주는 척하면서 족쇄채워 노예로 만드는게 종교라면 그건 예수건 석가건 그 누구던. 그냥 종이에 적히 이름뿐이라는 것. 쓰레기라는 것. 


작년 너무나 추웠던 겨울 새벽 두시. 가난한 동네 뒷골목에서 80세는 족히 넘어보이는 할머니가 폐지더미를 가득싫고 끙끙거리며 끌고 가신다. 나도 모르게 '할머니 제가 끌고 갈께요, 편히 따라오시고 길 가르쳐주세요.' 10분이면 갈 줄 알았는데, 1시간이나 갔다 ㅠㅠ. 죽는줄 알았다. 고작 몇천원 벌기 위해... 

우리는 왜 이러고 살까 싶었다. 

그래도 마음은 따스해졌다. 잘한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본다. 내가 스베덴보리 추종자였어도 잘한 일이었을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기독교인이였어도 불교도 였어도, 힌두교인이었어도.....


이런 내게 주변에서 가끔 종교다원주의자라고 한다. 그럼 나는 고~뤠? 아 그런건가..? 하고 웃어넘긴다. 나는 종교다원주의자가 아니다. 그게 무슨말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나는 특정 이데올로기나 종교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가족이 더 중요하다. 난 아직도 교회에 나간다. 가족이 모두 교회에 나가니까. 잘 따라간다.'아멘'하라면 아멘하고, 무릎끓고 기도하라면 그렇게 한다. 이제는 그러한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받기 싫은 안수기도 받으라고 강요하는 것만 좀 빼면)

침대 밑에 숨겨놨던 스베덴보리 책들을 딱아서 이쁘게 진열해놨다. 옛 사진을 보듯 참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 옆에는 따스한 미소의 틱낫한 스님의 사진이 실린 책들과 요즘 우리의 일상문제들을 통쾌하고 유쾌하게 풀어주시는 법륜스님의 책들도 활짝 웃고 있다. 물론 성프란시스, 아켐피스, 에크하르트, 예수의 데레사도 있다. 마더 데레사도 또 최근에 하늘나라로 간 이어령씨의 따님이 남기고 간 책도 있다. 조용기 목사님도 있었는데.. 잉 어디갔지?


예수님 처럼 멋진 분을 알게되어 참 다행이다 싶다. 또 부처님 말씀을 접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고맙다. A4 반장 분량의 글자 덩어리에 그토록 울어본게 몇년만인지. 오...반야심경!

예전에는 스위든볽으로 불렸던 스베덴보리, 그리고 썬다싱. 이들을 알게 되어 신비주의에 대한 나의 입장을 어느정도 정리 할 수 있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계시도 다르고, 체험도 다를 수 있지만, 심지어 사후세계도 다를 수 있지만! 모두가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애쓰신 분들이란것 만큼은 확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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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서평인거 안다.ㅠㅠ 그래도, 언제 한번 이렇게라도 인사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는 약간 남아있던 마음의 찜찜한 것 마저 털어버리고 싶다. 나는 더 이상 사후세계에 관심이 없으니까. 

스베덴보리님.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저 세상 가면 꼭 한번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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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브루크너 : 교향곡 7번
DG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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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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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브루크너 : 교향곡 8번 - Originals
브루크너 (Anton Bruckner) 작곡, 카라얀 (Herbert Von Karajan / DG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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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한장으로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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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루돌프 제르킨이 연주하는 베토벤 [11CD Box Set]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제르킨 (Rudolf Serkin), 뉴 / SONY CLASSICAL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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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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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브루크너 : 교향곡 8번
DG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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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시디로만 듣다 기어코 지르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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