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무엇을 회복해야할까?

예수 없는 예수 교회
한완상 지음 / 김영사 / 2008년 12월

그 사회가 어떠하든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기대를 하게 된다. 사회의 어떤 구성 요소보다도 종교가 더 정의롭길 원하고, 더 공의롭길 원한다. 이러한 기대는 종교를 가진 사람이나, 갖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같이 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국땅에서는, 그 종교 중에서 유독 ‘기독교’만이 그리고 ‘교회’만이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고 있다.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기독교 그리고 교회가 왜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있는가? ---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책이 바로 한완상의 <예수 없는 예수 교회>이다.

저자는 한국 교회가 ‘영적 치매’ 상태에 놓여 있지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한다. 즉, 이 천 년 전 이 땅에 오셔서 인간으로서 겸손과 섬김의 삶을 살았던 나사렛 예수를 잊은 것이 아닌가 자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으로 굽는 팔’이 아닌 ‘밖으로 굽는 팔’의 모범을 보였던 예수의 삶을 재확인함으로써 단순히 ‘믿사오니’의 열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따르오니’의 삶의 지경까지 갈 수 있는 것 --- 그것이 바로 오늘날 한국 사회 속의 교회가 회복해야 할 목표라는 것이다.

한평생을 신앙으로서, 지식인으로서, 행동가로서 살아온 저자의 삶이 적절하게 녹아있는 가운데 펼쳐지는 한국 교회에 대한 진단과 반성이 돋보이는 책, <예수 없는 예수 교회> --- 이 시대를 살아가며 교회의 정체성과 역할을 고민해 보고픈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