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와 광대 - 중세 교회문화와 민중문화 현대의 지성 133
유희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중세는 항상 궁금과 관심의 대상이었다. 암흑의 시대라고 말하기에는 거의 천년 동안 사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무지한 사람들이라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의문에서 나름대로 개인적인 관심거리로 중세에 관한 책들을 한권씩 사서 읽었다. 읽으면서 역시 나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중세는 아무것도 하지않은 아무것도 없는 시대는 아니었다. 다양한 계층과 직업의 사람들이 근대로 이행되는 과정에 필요한 많은 것들의 기틀을 만들었다. 예컨대 책 등의 발명품. 그럼에도 중세는 흔히 알려진 대로 교회의 시대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교회와 교황, 그리고 교리들이 그들의 삶을 좌지우지하였다. 하지만 그 교회의 그늘 아래 민중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살았을까하는 의문과 궁금증이 새롭게 커져 갈 때 바로 [사제와 광대]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사제가 중세의 권위적인 교회를 대표한다면 그 대척점에 광대로 대변되는 민중문화가 있다고 저자는 책의 처음에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과 이 책의 서두에서 언급한 광대는 더 이상 이 책에 없다. 마치 우리가 알고 있는 중세의 역사가 교회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약간의 실망과 이 책의 저자에 대한 의심이 일어난다. 어지간해서는 그런 느낌을 가지지 않는데, 내가 제대로 읽지 않았나하는 자신에 대한 반성도 하였지만 그래도 분노가 끓어오르며 표지가 독자들의 관심을 끌지 위한 수단만이었는가라고 생각했다.

저자의 중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은 흥미롭고 재미있고 나름대로 정리가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였지만 이 책에 대한 실망은 지울 수 없었다. 얼핏 느끼기에 1부는 역사학회에 발표한 논문을 책으로 다시 엮고 2부는 박사학위논문의 소제목을 다시 책으로 정리한...

정말로 아쉬웠다. 사뭇 중세의 광대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할 지 궁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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