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지음 / 현대문학북스 / 2001년 3월
절판


*슬픈 지도*

사랑하는가?

눈물의 강이
어디로 흐르는지

슬픈 지도를 가지게 될 것이다-12쪽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19쪽

*세상사*

울지 마
울지 마

이 세상의 먼지 섞인 바람
먹고 살면서
울지 않고 다녀간
사람은 없어

세상은
다 그런 거야

울지 마라니까!-27쪽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30쪽

*무지개*

첫눈이 듣던 날
받아먹자고 입 벌리고 쫓아다녀도
하나도 입 안에 듣지 않아
울음 터뜨렸을 때

얘야.
아름다운 것은 쫓아다닐수록
잡히지 않는 것이란다
무지개처럼

한 자리에 서서
입을 벌리고 있어 보렴
쉽게 들어올 테니까

나이 오십이 되어
왜 그날의 할머니의 타이름이
새삼 들리는 것일까-78쪽

*슬픔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백두산 천지에서

아!
이렇게 웅장한 산도
이렇게 큰 눈물샘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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