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양식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4
앙드레 지드 지음, 김붕구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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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성은 그대의 시선 속에 있어야지 사물 속에 있어서는 아니될지어다.-19쪽

나타니엘이여, 내가 그대에게 열정을 가르쳐주마
평화로운 나날보다는 나타니엘이여, 차라리 비장한 삶을 택하라. 나는 죽어 잠드는 휴식 이외의 다른 휴식은 바라지 않는다. 내가 생전에 만족시키지 못한 욕망, 모든 정열이 나의 사후까지 살아 남아서 나를 괴롭히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내 속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든 것을 이 땅 위에 털어놓고 나서 더 바랄 것 없는 완전한 '절망'속에 죽기를 나는 '희망'한다.-21쪽

수심(愁心)이란 식어버린 열정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22쪽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기라도 하듯이 저녁을 바라보라
그리고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기라도 하듯이 아침을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32쪽

완전한 행위는 모두가 쾌락을 동반하기 마련이다.-43쪽

나타니엘 이여, 모든 사람들의 불행은 항상 저마다 자기 나름으로 바라보며, 보는 것을 모두 자기에게 종속시키는 데에서 오는 것이다. 사물들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은 우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물 자체를 위해서다. 그대의 눈은 그대가 보는 사물 바로 그것이어야 할 것이다.
-51쪽

나타니엘 이여,그대를 닮은 것 옆에 머물지 말라. 결코 '머물지 말라' 나타니엘이여 주위가 그대와 흡사하게 되면 , 또는 그대가 주위를 닮게 되면 거기에는 이미 그대에게 이로울만한 것이 없다. 그곳을 떠나야만 한다.
'너의'집안 ,'너의'방, '너의'과거보다 더 너에게 위험한 것은 없다. 무엇이건 그것이 그대에게 줄 수 있는 교육만을 거기서 받아라. 그리고 거기서 철철 흘러 나오는 쾌락을 끝까지 흘려 그것을 고갈시키도록.-52쪽

이따금 다른 사람들은 오로지 나의 마음 속에 개인적 생명감을 증대시켜주기 위해서만 내 주위에서 복작거리고 있는것처럼 나에게는 느껴지곤 했다. 어제도 이곳에 있었고 오늘도 여기에 있다. 이 모든 사람들이 도대체 나에게 무슨 상관인가. 그들은 말하고 말하고 또 말한다. 어제도 이곳에 있었고, 오늘도 여기에 있다고,-55쪽

나는 이제 알게 되었다. 이 광대한 영천의 모든 물방울들이 한결같이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가장 작은 물방울일지라도 우리를 도취시키기에 족하며 우리에게 신의 전체와 총체를 계시하여 준다는 것을. 그러나 그 당시 미칠듯하던 내가 무엇인들 바라지 않았으랴. 나는 생의 모든 형태를 부러워하였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면 무엇이든 나는 그것이 '하고'싶었다. 그것을 완성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79쪽

나타니엘 이여, 그대에게 도취를 이야기해주리라. 나타니엘 이여, 흔히 그저 목 마를 때 물 마신다는 것 그자체가 나에게는 도취감을 일으켜주었다. 미리부터 욕망에 나는 취하여 있었던 까닭이다. 그리고 첫번째로 길 위에서 찾던 것은 주막이었다기보다는 나의 허기증이었다. 도취- 이른아침부터 걸었기 때문에 굶주림이 식욕이 아니라 일종의 어지러움일때, 목마름의 도취감. 그럴때면 아무리 변변치 않은 소찬일지라도 나에게는 폭음 포식인 양 과분한 것이 되어 강력한 생명감을 서정이 넘치도록 맛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의 감각이 자아내는 쾌락은 감각으로 어루만질수 있는 모든 것을 촉감할 수 있다는 행복을 느끼는 것이었다.
나는 생각의 형태를 약간 변모시키는 도취감도 알았다. 어느날 생각들이 망원경의 통처럼 술술 늘어나던 것이 생각난다. 마지막으로 두번째 생각이 그만하면 가장 오묘한 것 같았다. 그러다가는 거기서 더욱 교묘한 생각이 나오곤 하였다. 어느날에는 생각들이 아주 동그랗게 되어 정말 구르는대로 내벼려 둘 수 밖에 별도리가 없었다는 것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어떤 날에는 생각들이 하도 신축성을 띠게 되어 어느것이나 다른 모든 것의 형태를 띠게 되고 서로 형태가 바뀌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또 어떤 때는 두 개의 생각이 평행하여 그렇게 영원 무궁토록 커가려는 것 같기도 했다. 자기 자신이 더 선량하고 더 위대하고 더 존경할 만하고 더 덕망이 있고 더 풍부하다고 믿게 하는 그런 도취감도 나는 알았다.-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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