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삶을 만나다
강신주 지음 / 이학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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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우에게 있어 남성과 여성의 경험은 완전히 다른 것이며, 따라서 '하나'로의 통일이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중략>

그러나 바로 이 '하나'로의 통로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다시 말해 불가피한 '둘'이라는 상황하에서만 사랑은 사랑으로서의 자신의 힘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한 완전한 인식을 성취한다는 것. 즉'하나'가 된다는것은 사실 사랑의 종말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바디우에 따르면 '둘'일 수밖에 없는 사랑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사랑하는 두 사람이 가족 논리에 포획되었거나 아니면 상대방을 확실히 알고 있다는 유아론적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130쪽

 

"나는 권력의 욕망을 지니지 않을 것이고, 복종의 욕망도 지니지 않을 것이다!"

인디언들에게는 약하다고 해서 강한 자에게 복종하고, 강하다고 해서 약한 자를 지배하는 것은 문명이 아니라 자연, 혹은 야만이었습니다. 사실 약육강식의 논리는 동물의 세계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166쪽

 

결국 여기서 우리가 흔히 착취라고 표현하는 중요한 문제가 제기되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만든 제품을 노동자가 소비함으로써 잉여가치를 발생하는 셈이니까요. 187쪽

 

보통 불교에서는 원효 스님이 느꼈던 두 가지 감정, 즉 '물이 시원하다'는 감정과 '토할 것 같다'는 감정을 '공空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원래 공이란 말은 순야타라는 산스크리트어를 옮긴 것인데, 이말은 '무의미 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감정은 마음이 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무의미하다는 것이죠. 실제 마음 바깥의 사태와의 아무런 관계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점에서 공이란 우리가 마음속에 있는 것을 마음 바깥으로 투사하였다는 것을 자각하는 체험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223쪽

 

도덕이 본래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행복을 누릴 만한 자격을 갖추게 되는가'이다. 256쪽

 

그러나 시간이란 시계 속을 똑같은 패턴으로 회전하는 시침이나 분침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란 기본적으로 단절과 변화의계기를 가리킵니다. 타자와 마주친 바로 그 순간....

나에게 '바로 지금'이라는 시간. 즉 순수한 현재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는 누군가를 갈망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됩니다. 나는 이제 어제의 내가 아니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런 순수한 현재를 통해 나에게는 과거란 것이 생기게 되는 셈이지요...더 중요한것은 타자와 마주친 이 사건이 바로 우리에게 미래를 가져다준다는 점입니다.... 282쪽

 

삶이라는 단어와 엮여서 다소 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려웠다.

말로 설명해도 알아 듣기 힘들것인데 글을 쫓아서 이해하려니,

내가 과연 저자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긴 한걸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와중에도 기어이 마지막페이지를 덮을수 있었던것은 저자의 열정에 있지않을까 싶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열정적으로 씌어진 책은 열정적으로 읽힌다고..

'지식e'를 처음 접했을때의 감동에 버금간다. 좋은책,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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