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세트 - 전18권 한국 현대사 산책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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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 산책 시리즈 18권: 가장 최근의 역사지만,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녁에 날아올라야 한다"며 현대사 연구자에게 애써 외면되어 온 대중서로서의 가치>

나는 중,고교 시절 국사를 나름 좋아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현대사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수능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대학을 다니면서 역사에 대해 조예가 깊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현대사의 진면목을 통채로 보기엔 그 어떤 책도 나에게 폭넓은 시각을 제공해 주진 못했다.

그러다 강준만의 한국현대사 산책을 만났다. 현대사가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사건과 왜곡이 있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음으로 해서 처음으로 현대사를 큰 틀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내게 제공해 주었다.

서평을 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흐름을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해봤다.

10년 단위로 나누어진 책의 큰 흐름은 이렇다.

1940년 -한과 욕망의 폭발

1950년-끝나지 않은 전쟁

1960년-기회주의 공화국의 탄생

1970년-수출의 국가종교화(경부고속도로와 전태일의 극명한 대비로 박정희 시대를 재조명)

1980년-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

1990년 이념의 시대에서 소비의 시대로

어떤 이들은 이 책 18권을 읽고 절망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의 저자인 강준만은 "tv 책을 말하다"에서 책이 너무 내 뜻과 다르게 읽힌다며, 너무 절망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그렇다. 그것이 한국인의 삶이었다. 지나간 과거를 그 어떤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한과 출세에 대한 욕망을 품고 전쟁같은 피곤한 삶을 살면서 끝없이 내달렸던 기회주의자들의 집단.바로 그것이 부정할 수 없는 과거라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절망속에서 피어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선, 반드시 그 절망도 곱씹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닐까?

역사는 반복된다고 어느 누가 말했던가. 그것은 진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귀담아 들어야 할 명언임은 틀림없다. 

 참고) 강준만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녁에 날아오른다"는 말은 대체로 옳은 말이지만 법칙이 될때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시도때도 없이 날아야 한다며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이제껏 역사학계에서 애써 외면해온 한국현대사를 노력으로 극복한 한 언론학자의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친 노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녁에 날아오른다는 말은 헤겔이 쓴 말로, 역사 연구를 할때 거리두기가 꼭 필요함을 강조해서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근저의 역사를 바로 후대의 사람들이 평가하면 왜곡되기 쉽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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