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데이비드 뱃스톤 지음, 나현영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라는 제목은 나희덕 시인의 <봄길에서> "그 누가 안간힘으로/꽃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것일까"라는 시 구절을 차용하였다.
우연찮게도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은 개강한 주의 월요일, 친구 가람의 손을 붙들고 희덕님의 연구동에 방문한 덕분이었다. 개강하기 이틀 전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두서없는 수다들로 시간들을 보내었던 듯 하다. 자신의 시를 제목으로 차용한 때문이라며 출판사에서 보내준 세 권의 책 중 두 권을 나에게, 그리고 가람이에게 한 권씩 건네주셨다. 옮긴이가 희덕님께서 고등학교 교사일을 하시던 시절의 제자였던 인연도 있다 했다.
처음 이 책을 펼쳐들었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교수님이 주신 책이니 읽는 시늉이라도 해볼까 하고 집어들었던 것 뿐이었다. 하지만 점점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지금으로써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현대판 노예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에 마음이 울컥울컥한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인간은 인간의 값을, 그리고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다. 그러나 이 책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존을 강제로 억압당한 채 수많은 눈물 속에 착취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 일컬을 수 있는 사람들이 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일들이 그려져 있었다. 영웅들은 말한다. 그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관심이 그 시작이고 자그마한 일이 첫 걸음이 된다고.
정말 좋은 책이다. 많은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이 책을 읽는 순간 우리는 하나의 씨앗을 품게 될 것이다.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고통 받는 꽃 한 송이를 발견 즉시 도울 수 있다는 자그마한 관심의 씨앗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