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1 - 직선은 원을 살해하였는가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장용민 지음 / 시공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1, 2
장용민 / 시공사 

꽤 오래전,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을 읽었었다. 아마도 십 몇 년 전쯤이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몇 년 후, 동명의 영화도 본 기억이 난다. 김태우와 신은경이 주연을 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내용이 어땠는지, 주인공의 이름조차 가물거리기는 했지만 이상의 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에 대해 조금은 더 고민해볼 기회가 되었었다

사실 이상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언제 죽었는지조차 모르고 그냥 막연하게 이상이라는 이름과 날개라는 작품만 얼핏 읽어본 기억만 있던 나로서는 건축가로, 시인으로 다양한 삶을 살다가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요절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었다.
게다가 그의 시라고 하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뭔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이니 더 말해 뭐하겠는가

작년, 파주 출판단지에 갈 일이 있었다. 그곳의 서점을 둘러보다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책 두 권을 발견했다.
오래전 내가 읽었던 작품은 아니고, 07년에 작가가 새로 쓴 작품이다. 오래된 책이라 권 당 2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 책과 함께 몇 몇 책을 말 그대로 싼 값에 집어 왔다

제법 두툼한 돈키호테와 함께 사들고 왔는데, 딱히 손이 가지 않아 밀쳐두었던 것을 그제, 어제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읽으면서 계속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전에 읽었던 첫 작품에 대한 희미한 기억 때문이다. 참지 못하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예전 작품과는 주인공의 이름도 다른 것 같고 이야기도 많이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단순히 시대 상황에 맞게 수정을 했다기 보다는 전면적으로 다시 썼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이야 워낙 유명하니 줄거리를 적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 장용민이라는 사람은 우리 민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 작은 땅덩어리 안에서 몇 쳔 년을 부대끼며 살아온 우리 민족은 분명 우리만의 고유한 정신세계, 고고하게 흐르는 정기가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어쩌면 그런 생각은 내 생각이고,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분을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마 처음 이 책을 읽었던 십 몇 년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이상의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작품을 해석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부럽다

아무리 읽어봐도 말장난, 언어유희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작가는 이렇게 멋진 해석과 함께 그럴듯한 소설을 탄생시켰으니 말이다

다시 한 번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십 몇 년 전에 보았던 작품도 물론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작품이었겠지만 보고 나서 무언가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마지막, 비밀의 미로를 통과하는 부분에서는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며 읽었다

만일 다시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최근의 엄청나게 발전한 특수효과를 이용해서 정말 완성도 높은 영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십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다시 읽을 만했다.
재미있게 읽었다.

건축무한육면각체 (Au Magasin De Nouveatutes)

사각형내부의사각형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
비누가통과하는혈관의비눗내를투시하는사람
지구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의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
거세된양말(그여인의이름은워어즈였다)
빈혈면포,당신의얼굴빛갈도참새다리같습네다
평행사변형대각선방향추진하는막대한중량
마르세이유의봄을해람한코티의향수의마지한동양의가을
쾌청의공중에붕유하는Z백호
회충양악이라고씌여져있다
옥상정원,원후를흉내내이고있는마드무아젤
만곡된직선을직선으로질주하는낙체공식
시계문자반에XII에내리워진일개의침수된황혼
도어-의내부의도어-의내부의조롱의내부의카나리아의내부의감살문호의내부의인사
식당의문깐에방금도달한자웅과같은붕우가헤어진다
파란잉크가엎질러진각설탕
이삼륜차에적하된다
명함을짓밟는군용장화
가구를질구하는조화금련
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사람
저여자의하반의저남자의상반에흡사하다
(나는애련한해우애련하느나)
사각이난케-스가걷기시작이다
(소름이끼치는일이다)
라지에-타의근방에서승천하는굳빠이
바깥은우중
발광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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