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 백과사전을 통째로 집어삼킨 남자의 가공할만한 지식탐험
A.J.제이콥스 지음, 표정훈,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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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 A.J 제이콥스 / 표정훈, 김명남 옮김 / 김영사


이 책은 워낙 유명하다보니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두툼한 하드커버 재질에 빨간 사과 사진이 들어있는 표지, 그리고 녹색으로 적힌 문구가 인상적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독파하라! ~ 21세기 생존전략은 잡종지식이다.”


본문으로 들어가니 사전과 같은 방식으로 단어를 나열했다. 저자가 브리태니커를 읽으면서 나름대로 인상 깊거나 자신과 연관된 단어와 간단한 설명, 혹은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버무린 책이다.


A 항목에 등장하는, 브리태니커의 첫 단어는 [a-ak], ‘이거 우리나라 옛날 음악과 관련된 단어인데...’ 라는 생각을 했는데, 브리태니커는 자세한 설명을 일본식인 [gagaku]에 밀어놓았다. 그리고 가가쿠 설명에 [아악]은 그것의 한국식이다. 뭐 이렇게 적혀있나 보다. 조금 기분이 나쁘네.


이 책은 저자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읽는 동안 겪었던 일들, 그리고 과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심지어 한동안 마음고생 하다가 겨우 임신한 임신성공담까지 담고 있다. 

 


책 읽기를 꽤 좋아하시는 내 어머니께서는 이 책이 작가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을 나열하고 있고, 사전처럼 재미없는 순서로 되어있다는 이유로 지루해서 못 읽겠다고 하신다. 아마 반 조금 안 되는 분량을 읽으시고 덮어버리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아, 이 단어는 이런 뜻을 갖고 있구나.’, 또는 ‘오, 이런 사건도 있었군.’ 하며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언제 어디서고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화장실에 들고 들어가서 몇 페이지 읽다가 볼 일 끝나면 부담 없이 탁 덮어 들고 나와도 되기 때문이다.
소설류는 읽다보면 중간에 덮기가 망설여지는 그런 순간이 꼭 나온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책장 덮기가 망설여지는 그런 경우에는 볼 일을 다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마무리되는 곳까지 그냥 읽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 책은 그럴 염려는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절반 가까이는 화장실에서 읽었다.


어쨌든 A.J 제이콥스라는 사람의 1년짜리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보니 나도 기쁘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쉬웠던 점은...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집에 있던 백과사전-아마 10권짜리 동아대백과 사전이었던 것 같은데-을 읽을 때 나는 왜 이렇게 기록을 해서 남겨둘 생각을 하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5학년 올라가면서 시작된 나의 백과사전 읽기는 6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고도 얼마 더 지나서 마무리를 지었다.
당연히 지금 내 머릿속에는 그 당시 읽었던 백과사전의 내용이 남아있지 않다.
그냥 그 때 그 백과사전을 모두 읽었다는 기억뿐...


증거를 남겨두지 못했다는 것이 영 아쉽다.


어쨌든 이 책은 ‘어떤 주제가 되었든 재미있고 의미 있게 쓴다면 무엇이든 책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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