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정 통신문 시 쓰기 소동 - 2025년 개정 4학년 1학기 국어활동 교과서 수록 ㅣ 노란 잠수함 15
송미경 지음, 황K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평점 :
송미경 작가님의 가정통신문 시리즈 세번째 책. 전작을 통해 감동과 재미를 느꼈던 터라 이번 책도 기대만발. 가정통신문 이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 가정통신문과 연관되어 있는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 모두 등장하는 인상적인 동화책이다.
이번 가정통신문의 주제는 시 쓰기다. 사랑에 빠졌다는 루머에 둘러쌓인 도당당 선생님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교육의 3주체 모두 시 쓰기를 시작해 보겠다고 선포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쉽고 어떻게 생각하면 어려운 시 쓰기. 시 쓰기 가정통신문을 받아본 비둘기초등학교 교육 주체들은 머리를 싸매고 주제에 맞는 시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우리 가족 음식 레시피 부터 소리와 냄새에 관련된 시까지 가족들은 삶에서 만나는 인상적인 순간들에서 시를 찾아내고 뽑아낸다.
이 책에 등장한 삶이 묻어난 시도 참 인상적이었지만 내 마음을 훔친 것은 시를 쓰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나누는 짦은 대화들이었다. “ 시는 원래 이렇게 듣는 거야.” 하면서 눈을 감는다던지, “시란 원래 슬픔이야.” “ 시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 마음이 통했으니 시야.” “ 내가 시인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기분이야.” “ 라면이 시가 되고 추억이 시가 되었네.” “ 쓰는 사람이 시라고 생각하면 시가 되는 것 같아요.”
문학이라는 것이 특정대상이 향유하는 장르가 아니고 내가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기억하는 것, 내 삶 전체가 시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자연스레 알려준다. 마카롱 시를 읽을 땐 언어유희를 느끼다고 할아버지의 시를 대할 때 눈가가 촉촉해 지곤한다. 그리고 이 글 마지막 문장에 공감하며 책을 덮게 된다. 시란 그런 거다. 우리 삶은 다시 보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