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 인간은 왜 믿음을 저버리는가
아비샤이 마갈릿 지음, 황미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 시작할 때와 읽기를 마칠 때까지 이 책에 대해 완전히 오해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하여야할 것 같다. 인류의 역사의 여러 갈림길에서 배신으로 말미암아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장면을 보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내용이 거의 없었다.


그보다는 우리가 배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가에 대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질문으로 배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배신을 부정적으로 보려면 배신의 대상이었던 기존의 사회 또는 시스템이 정의롭고 가치있어야만 한다. 그럼 이러한 정의에 대한 기준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 (일부가 아닌 전체) 사회를 이루는 사회의 동의에 의해서만 정의나 가치가 정해지게 된다. 만약 어떤 조직이나 사회가 인류 전체의 기준에서 볼 때 정의롭지 못하다면 그러한 조직이나 사회에 대해서는 배신하는 행위가 오히려 정의롭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누구나 예수를 배반한 유다나 베드로를 비난하지만, 그들을 비난할 만큼 우리사회는 깨끗한가 질문한다면 명쾌하 대답을 듣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기준이나 이와 연관된 판단에 대해서는 우리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갈등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롭게 대통령이 선출되어 기존 적폐를 청산하려고 하지만 기존의 저항이 만만치 않고, 특정 지역을 보면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의나 양심이라는 개념에 대해 보다 분명한 기준을 만들 수 있다면 이런 갈등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를 위한 조건으로 투명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도 적폐청산을 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에서 수많은 부정이 저질러진 것을 발견한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인 서구사회도 결국 사회와 시스템이 투명하고 공정한 점이 주요한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는 저자의 논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뉴스를 보다가 이 책이 말하고자하는 바를 알게 되는 다소 신기한 체험을 하였다. 우리사회가 갈등에서 벗어나서 미래를 향해 진보하기 위해 이채의 주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읽고 생각해볼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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