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도주 - 벼랑 끝으로 내몰린 루이 16세 Liberte :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5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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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사 10부작 중 5<왕의 도주>는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부터 대통령 탄핵까지 숨가쁘게 흘렀던 시간들 속의 몇몇 모습이 고스란히 떠오를 만큼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과 무척 닮은 내용이다. 5권의 내용은 제목 왕의 도주처럼 루이16세 일족의 탈출시도 그리고 그 이전의 보수회귀를 꿈꾸는 세력들의 모습인데, 현재는 대선 정국으로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는 않지만 얼마 전까지 언론에 계속 언급되었던 박사모, 탄기국 등의 모습과 정말 닮은 것 같다.

 

이와 같은 극우세력의 정치행위가 자신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해서 행해지는 것은 아니기에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운 점이 있다. 과거에 대한 향수나 자신을 구 정권과 동일시하는 사고 또는 주입식으로 받은 교육 등 어느 정도 비합리적인 이유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등장하는 왕정복고를 꿈꾸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혁명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느껴졌다. 혁명으로 인해 자신의 이익이 줄어들게 된 종교인들이 시민헌법에 충실할 것에 대한 맹세를 거부하는 모습을 비롯해서 여기저기 보수회귀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프랑스혁명 역시 순조롭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느껴진다.

 

이러한 모습과 더불어 혁명정신이 자신의 나라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국경에 배치된 외국세력 등을 보고 자신의 세력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탈출 시도를 꾀하는 루이16세의 모습은 마리 앙트와네트에 관한 뮤지컬을 본 적이 있어 더욱 관심 깊게 읽게 되었다. 뮤지컬을 통한 루이16세의 모습은 왕의 역할보다는 자신의 공작 취미를 선호하는 소심한 남자였고, 그 일행의 탈출은 약간은 운이 없어서 발각난 것처럼 보였는데, 이 책을 통해 만난 루이16세는 호시탐탐 자신의 권력을 되찾고 싶어하는 남자였다. 특히 외세의 힘을 빌어서라도 자신의 권력을 찾으려는 모습으로 얼마나 반 민중적인 인물이었는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루이 16세 일행의 도주가 실패한 이유가 그들이 운이 없었거나 나태했다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왕의 도주를 막으려는 프랑스 국민들이 이중 삼중으로 나섰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정치권이나 다른 세력들은 혁명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확고하지 못했지만 결국 혁명을 지킨 세력은 국민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왕의 도주가 국민의 힘에 의해 실패로 돌아가면서 보수회귀를 막고 혁명 정신을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정치 이야기가 시작되는 6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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