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인간다움을 말하다 - 정의가 사라진 시대, 참된 인간다움을 다시 묻다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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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고전작품을 그 저자가 아닌 역사 상의 다른 인물 (인문학자)의 시각을 통해 보여주는 책이다. 아마도 각 작품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권위를 더하기 위해서 역사 상의 인물의 시각을 통하기도 하지만, 저자의 주장이 강하고 이해하기 쉬워서 바로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의 두께가 그리 두껍지는 않기도 했지만, 책에 빠져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었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책에 집중하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이상의 <날개>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는 자본주의의 횡포에 시달리고 고통받는 개인의 실존이나 상실을 다루는 내용이다. 이 책들은 학창시절에 읽었을 때는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나이를 더 먹고 직장을 다니는 상태에서 <변신>을 읽을 때는 그레고리의 심정이 너무나 잘 이해되었다. <변신>에서 그레고리가 인간으로서의 가치감을 상실하고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이유는 가족을 비롯한 타인들이 자신을 지배하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 개념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넘어서서 좀 더 넓은 의미로 확장하고 있다. 철학자 머레이 북친의  '인간에 의한 자연 지배는 인간에 의한 인간 지배에 그 원인을 두고 있다'라는 말처럼, 인간 상호 간에 사랑이 회복될 수 있다면 돈 (또는 자연, 물질)은 결국 그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어 자본의 지배에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펄 벅의 <대지>,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등은 실존주의 철학과 연간되어 해석된다. 즉, 생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믿는 가치를 따르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인간이 소개된다. 이와 연관해서 헤밍웨이의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 차라리 죽을지언정 결토 패배란 없다.'나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가 인용되기도 한다. 예전에 읽은 <돈키호테>의 의미는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사람을 풍자하는 내용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최근에 접하는 <돈키호테>의 의미는 이와는 다르게 자신이 믿는 가치를 꿋꿋하게 믿고 지키는 사람을 상징한다는 책을 많았던 것 같다. 같은 작품 속에서도 기존의 시각과 다르게 참된 인간다움을 다시 찾는 노력이 시도되는 것도 인상적인데, 그만큼 우리사회가 인간다움에 목마른 상황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책의 제목처럼 인문학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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