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 - 밋밋한 글을 근사하게 만드는 100가지 글쓰기 방법
개리 프로보스트 지음, 장한라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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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예민한 직장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중 읽게 된 책이다. 엄밀히 말해서 글쓰기의 종류는 다양하고, 그 목적에 따라 글쓰는 방법도 달라질 수 있어 내 목적에는 보고서나 기획서 작성법에 대한 책이 맞을 것이고, 이런 종류의 문서는 글쓰기자체보다 아이디어와 꾸미기가 더 중요하지만 이 책과 같은 일반적인 글쓰기 책도 도움이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이 아니므로 영어작문에 대해 쓰여있어 상당한 부분이 우리나라 상황에 바꿔 생각해야 하는데 역자가 상당한 작업을 하여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첫번째 소개된 동의어 사전을 이용하는 부분이다. 영어의 경우 우리말보다 어휘 선정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동어가 반복되는 것을 금기시하므로 개인적으로도 영문을 쓸 때는 동의어 사전을 활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말을 사용할 때도 동의어 사전을 활용하여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는데, 글쓰기 책으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도 강연에서 비슷한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은 바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동의서 사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앞으로 잘 활용하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유료이거나 접근이 잘 안되어 조금 실망하였다.


후반부는 이 책의 제목과 달리 맞춤법, 문법, 문장부호에 대한 내용이고 앞부분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자세를 많이 다루고 있어 정말 글을 잘쓰기 위한 팁은 중간 부분에 몰려있고 주로 소설가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방법이다. 영문을 번역하여 조금 어색하지만 문체를 간략하게 하고 군더더기를 없애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특히 간략한 문체의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헤밍웨이의 글을 소개한 부분은 정말 압권이었다.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문체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비교를 통해 그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주니 정말 인상적이었다. 또한 부사나 형용사를 남용하기보다는 강한 동사를 쓰라는 충고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마음에 새겨서 글 쓸 때마다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쉼표의 경우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넣지 말라는 충고는 우리말과는 약간의 사용법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 유용한 팁이었다. 영어보다 우리말에 특히 더욱 중요한 팁인 모호한 수식어를 수정하고 중간에 끼여있는 말을 없애라는 충고도 역시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말는 외국어보다 어순이 무척 자유로와 꾸미는 말이 문장 여기저기 있을 수 있는데, 가급적 꾸밈을 받는 단어 직전에 위치하는 것이 독자의 이해를 위해 가장 좋다는 팁을 다시 떠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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