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에게 자유를 주고싶다 - 딸에게 주는 사랑, 자유, 그리고 명상 이야기
홍신자 지음 / 안그라픽스 / 1998년 10월
평점 :
품절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그리고 딸을 사랑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홍신자씨는 이 책을 이렇게 시작한다.
'내가 진정한 사랑을 안 것은 나이 마흔이 넘어 딸을 낳고 부터이다. 그날부터 내 가슴에서 분출하는 뜨거운 기운이 사랑임을 알았다. 인류를 향한, 예술을 향한, 자연을 향한 빛나는 기쁨을 체험케 해준 딸은 나의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그래서 나는 딸에게 늘 고마움을 지니고 산다.
………………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아팠던 기억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세상을 향해 마음껏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기 바란다'고………

뉴욕 다운타운 스탠튼 거리의 허름한 아파트 꼭대기 층에서 그들의 '행복하고도 지독히 괴로운' 결혼 생활이 어어졌다. 항상 가난했지만 예술과 구도, 사랑에 관한 토론으로 밤을 지새기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때의 기쁨을 나누었다. 베이비시터를 둘 현편도 되지 않아 언제나 희를 분신처럼 달고 다닌 발레 수업, 소리 연습, 미술관 관람을 했다는 그녀. 과연 '행복하고도 지독히 괴로운'결혼 생활은 어떤 것일까?

중용이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야. 불을 지필 때 낙엽에서 잔가지로, 그리고 장작을 거쳐 불꽃이 되는 것처럼 중용이란 단지 무리함이 없는 상태야.

장작은 오로지 자신을 태우는 데 몰입할 뿐이다. 그것이 아름다운 중용의 열정 아니겠니. 딸아, 엄마 역시 숯 하나 남기지 않는 깨끗한 재가 도기 위해 매순간을 열정적으로 살고 싶구나.

에고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지만 애완견처럼 잘 훈련을 시키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에고를 잘 알기만 하면 자신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에고를 아는 것은 곧 그것을 다스리는 것이다. 에고의 성장은 곧 너의 성장이다. 내가 나를 이겨내고 조절할 수 있다면 진정으로 강인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에고는 무서워 보이지만 실제는 나약한 존재.

삶의 에너지가 무한한 나이에 있는 희야, 넌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어. 그리고 그 옆에 또 다른 사과나무를 심을 수도 있지.
<내 사랑하는 나무의 생김새는 그것 자체가 위대한 조형성을 보여준다. 묵은 줄기는 은회색이고 새 가지는 자색을 띠는 색감은 유연한 느낌을 주지만 형체는 어느 모로 보아도 불균형을 이루면서 전체는 완벽한 힘의 미학을 견지하고 있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나는 그 사실을 나중에 알고 나서 더욱더 사과나무를 동경하게 되었다.
'세상엔 느티나무 뽑을 장사는 있어도 사과나무 뽑을 장사는 없다.'>

도올 김용옥 씨는 세상을 향해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하고 사회의 그릇된 점들을 바로 보고 지적한다. 우리는 때로 자신과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와 사상이 있기는 하지만 상대방의 견해와 사상을 존중하는 자세를 배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홍신자씨는 말한다. 김용옥 씨의 빛나는 두눈에는 깊음이 어려 있었다고... 똥 철학을 강의하는 도올은 죽산을 방문해서 말했다. '나는 사람들 머리에다 똥을 넣어주고 이곳은 똥을 빼주는 곳이군요.'라고... 인상적인 표현이라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너희 세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문명이 아니야. 더 늦기 전에 어떻게 자연을 다시 살릴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해. 나는 너희들의 본능적인 외로움마저 자연과 멀어진 생활이 낳은 결과라고 믿는다.

이 책을 덮으면서 어쩌면 난 진정한 자유를 얻은 것도 같다. 앞으로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고 싶다. 비록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내 가슴에 꽂힌다 하더라도 솔직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앞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조금씩 더 늘려가면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찾기위해 자신만의 소중한 시간들을 계획하리라. 그냥 혼자 있는 게 아니라, 묵상과 명상의 시간을 늘려가리라.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선 느림의 미학을 배우는 것이다. 느림은 게으름과는 다르리라. 여유를 갖고 여백을 갖는 것이다. 쫓김의 삶이 아니라 내 시간을 관리하고 싶다. 시간이 나를 관리하는 일이 없게 내가 내 소중한 시간을 지배하며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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