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침묵 - 소음의 시대와 조용한 행복
엘링 카게 지음, 김민수 옮김 / 민음사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햇살 좋은 거실 창가에 앉아 자기만의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내면과 외면이 마찰을 일으키는 순간도 있었으나...

이런 책을 통해 내 안으로 온전히 들어가보는 시간을 가졌다.

침묵하기에 적절하게 책 편집도 좋았고 행간의 넓이와 여백,

그리고 표지 색감과 중간 중간 연보라외 블루의 조화도 쉬어가기 좋았다.

규격이 아담한 양장본이라 손에 잡고 읽기에도 불편하지 않았고,

내 마음의 밑줄을 옮길 때도 재독하는 시간으로 삼고 곱씹으며 한자한자 정성껏 옮겨 적었다.

잠시라도 침묵이 필요한 시간, 옮겨 놓은 글을 다시 읽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을 맛볼 수 있으리라.

2019년 나의 화두가 침묵과 열정인데...

우연히 <자기만의 침묵> 첫번째 독자로 이 글을 읽었다는 게 기뻤다.

소중한 책 한 권을 통해 내 삶과 관계(나와 나, 나와 너)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혹시 그런 시간이 필요한 당신에게도 엘링 카게의 <자기만의 침묵>을 추천한다.


일요일의 저녁식사는 우리가 얼굴을 맞대로 진득이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한 주의 유일한 한 끼이다. 나를 쳐다보는 딸들의 눈빛은 회의적이었다. 당연히 침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는 침묵이 어떻게친구가 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싶었다.심지어 세 딸이 그토로 갖고 싶어하는 마크 제이콥스 가방보다 침묵이 훨씬 소중한 사치품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입을 열기도 전부터 세 딸의 생각은 확고했다. 슬플 때는 침묵에 빠지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침묵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 P10

침묵이 뭐죠? 침묵은 어디 있죠? 다른 때도 아니고 왜 지금 더 침묵이 중요하죠? - P14

…… 시집(Jon Fosse: 노르웨이 작가)을 대충 넘겨 보다가 막 불을 끄고 자려는데 이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 시인은 무슨 의미로 그렇게 썼을가? 잠들어 있어서 보이지 않는 사랑을 말한 걸까? 혹시 침묵에 대해 쓴 것은 아닐까? 나느 시집을 옆에 내려놓고 누워서 생각에 잠겼다. 좋은 시를 읽으면 위대한 탐험가들이 생각난다. 시인들은 적절한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작동시킨다. …… 나는 아침이 밝으면 포셍게 편지를 서서 그의 우물에서 물을 퍼 올려 보기로 마음먹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말을 하는 침묵입니다." 포세는 내가 이메일을 보낸 지 6분 만에 답장을 보내왔다. 마치 물어봐 주길 기다리고 있기나 했던 것처럼. - P19

…… 포세가 말하는 두려움이 뭔지 안다. 그것은 내가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한 희미한 불안이다. 그것은 현재의 내 삶에 몰입하는 것을 쉽게 방해한다. 나는 현재의 내 삶에 몰입하는 대신 이런저런 일들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침묵을 회피하며 가까운 곳에서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내며 산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단 한 순간이라도 세상을 차단하기보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음악을 틀고 라디오를 듣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제멋대로 날뛰게 내버려둔다.

포세가 말하는 두려움은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리라. 그러한 두려움을 회피하려 할 때마다 나한테서 비겁한 악취가 확 풍긴다. - P21

마침내 나는 완벽하게 고립이 되고 나서야 그 무엇도 결국은 완벽하게 평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얼음과 눈은 작거나 그보다 약간 큰 추상적 형태를 형성했다.

하나같이 똑같아 보이던 백색은 미묘한 차이를 띠는 수많은 백색으로 변했다. 눈 위의 지표면은 희미하게 푸른빛이 감돌면서 약간 불그스름하기도 하고 녹색을 띠면서 살짝 분홍빛도 섞여 있었다. 나는 길이 바뀔 때마다 자연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다. 내 주변 환경은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변한 것은 나였다. "집에서 나는 ‘커다란 자극‘만 즐긴다. 여기 남극에 와서는 아주 작은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눈의 미묘한 색깔. 바람의 누그러짐. 구름의 대형. 침묵." 22일째 되는 날 일기에 나는 그렇게 적었다. - P23

…… 나는 혼자였고, 내 곁엔 내 생각과 아이디어들뿐이었다. 미래는 더 이상 무의미했고, 과거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나는 지체 없이 나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당신이 세계 속으로 들어갈 때 세계는 사라진다고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주장했다. 그때 나한테 일어났던 일이 바로 그랬다.

마치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의 일부가 된 기분이었다. 대화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자연과 대화를 주고받았다. 내 생각들이 벌판을 가로질러 산들을 향해 퍼져나가면 다른 생각들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 P25

나는 뜨개질을 하지 않지만 뜨개질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틀림없이 그들은 내가 탐험을 하면서 발견했던 것과 똑같은 내면의 평화를 찾은 사람들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설령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남극이나 북극처럼 고요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나는 책을 읽고 음악을 연주하고 명상을 하고 섹스를 하고 스키를 타고 요가를 할 때, 혹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그냥 조용히 앉아 있을 때도 내면의 평화를 발견한다. - P40

사흘 뒤 우리가 항구에 도착했을 대, 어디선가 진공청소기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우리가 만났던 고래의 숨소리와 음성 주파수가 거의 똑같았다. 하지만 하나는 일상적이고 필수적인 의무, 즉 집에서 먼지와 보풀을 제거하기 위한 가사노동으로서 하는 어떤 일을 떠오르게 한 소리이고, 다른 하나는 심지어 지금까지도 큰 기쁨으로 기억되는 소리이다. 흔치 않고, 진짜 같은, 원시의 힘. 나는 아직도 가끔 그 깊고 장엄한 표현 방식을 떠올린다. 소리는 오늘날까지도 내게는 계속해서 내 풍요로운 삶의 근원이 되어 주고 있다. - P45

침묵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침묵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강력한 원천이다. 시인 로프 야콥슨은 「뒤따르는 침묵」에서 이렇게 썼다.



"침묵은 잔디 속에서 산다

풀잎 하나하나의 밑바닥 쪽에

돌들 사이의 파란 틈에 끼어서." - P47

침묵은 본질적으로 풍요롭다. 침묵은 고급이다. 뭔가 특권적이고 호화롭다. 침묵은 새로운 사고방식의 비밀을 풀어 줄 열쇠이다. 나는 침묵을 금욕이나 뭔가 영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보다는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살기 위한 실제적인 원천이라고 여긴다. 좀 더 일상적인 용어로 표현한다면, 침묵은 뉴스를 다시 보기 위해 TV를 켜는 것보다 더 심오하게 인생을 경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P49

…… 철학자이자 권태이론가 블레즈 파스칼은 1600년대에 이미 이런 생각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모든 문제는 방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처럼 혼자 있는 것에 대한 불안함,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함, 단순하게 사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1950년대의 텔레비전이나 1990년대의 인터넷 혹은 오늘날 스카트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파스칼이 살던 시대에도 이미 존재하던 문제였다.

……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개발에 힘을 보탠 과학기술이 가져다주는 편인뿐만 아니라 위험까지도 이해했다. 잡스는 첨단 기계의 중용성을 인정하며서도 자기 자녀들이 애플 제품들에 접근하는 데에는 제한을 두었다. 나는 시대를 앞서 가는 마케팅 천재 스티브 잡스보다 책임감 있는 아버지 스티브 잡스를 더 신뢰한다. - P53

…… 사람들은 가끔씩 살짝 지루함을 느껴야 좋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전원을 연결하지 말고 자신을 꺼 놓아야 하지 않을가? 잠시 머뭐 서서 우리가 정말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 P55

…… 나는 내가 따분한 곤경에 빠져 있다는 걸 확실하게 자각한다. 그럼에도 실제로 검색을 멈추는 것보다 계속하는 것이 더 쉬울 때가 많다.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방금 방문했던 웹사트를 확인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인생을 통제하는 수단을 포기한다. 그렇게 하는 건 백퍼센트 무의미한 일이다. - P64

……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 죽음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 삶을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크다. 그런 두려움은 인생의 종착역에 가까워질수록 커진다. 그제야 당신은 머지않아 너무 늦어버린 순간이 오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지,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고개를 저을지 결정을 내리게 될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 스물한 번재 생일을 맞이한 날에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다음과 같은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사용법을 안다면 인생은 길다." 설령 천년을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우리가 가진 시간을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써 버린다면 우리 인생은 짧다고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존재하지만, 정말로 살아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2000년 전에 세네카는 말했다.

…… 우리에겐 충분한 시간이 있다. 인생은 길다. 단, 우리가 아주 자주 우리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고 나아가는 경우에만. - P73

…… 나는 우리가 앉아 있는 주차장 바로 맞은편의 다 낡고 허름한 집을 바라보다가 그 집 정면에 외로이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전 『이곳은 뉴욕』에서는 E.B.White는 뉴욕에서의 생활을 이렇게 묘사한다. "곤경에 처한 인생, 역경에 맞선 성장, 콘크리트 한복판에서 샘솟는 수액, 태양을 잡으려고 끊임없이 뻗는 손." 그는 뉴욕 시민들에 대해 말하고 있었지만, 이 도시의 나무에 대해 글을 썼어도 괜찮을 뻔했다. 그 나무는 왜 딱 그자리에서 자라고 있었을가? 어떻게 그 잎과 꽃봉오리, 꽃과 나무껍질, 이끼와 가지, 자그마한 생물들을 매달고 그 세월을 버틸 수 있었을까? 유기체의 아름다움이 땅 위로 조용히 자라기 시작하는 방식은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일 중 하나이다. - P78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 사방 50센티미터가 안 되는 아스팔트 없는 그 땅에 서 있는 나무는 내게 훨씬 더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우리가 시동을 건 대부분의 것들을 위한 조용한 상징처럼 보였다. 나는 그리고 건너가서 두 팔로 그 나무를 감싸 안고 싶은 불가사의한 충동을 느꼈다. - P79

누구나 이따금 지루함을 느낀다. 그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지루함은 목적의 결핍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 어린 시절 나는 어떤 일이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을 때 거의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루함을 느꼈다. 어머니는 지루함을 느끼는 게 건강에 좋다고 내게 말씀하셨다. 이제야 어머니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이제는 나도 내 아이들이 지루해서 몸부림을 치고 자기 안에 갇혀 있는 것을 목격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거의 자포자기 상태가 된다. 나는 어머니에게 배운 게 있어서, 내 아이들이 더 자주 지루함을 경험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P83

……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경험의 빈곤이다. …… 활동의 풍부함 역시 경험의 빈곤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흥미롭다. 활동은 정말이지 너무 많아지고 있다. …… 지루함을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당신은 더 지루해진다.

…… 하지만 지루함으로 이어지는 목표의 결핍과 행복으로 이어지는 목표, 이 둘 사이의 경계를 항상 것처럼 오늘은 시간낭비처럼 보일 수 있는 일들이 내일은 멋있고 즐거움으로 가득한 휴식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엇이 목적과 즐거움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해 볼만하다. 우리는 그 점을 기억하기 위해 작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 P86

…… 내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사치품에 몸을 담그고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한 가지를 안다. 사치품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은 그 수명이 짧다는 사실을.

나는 침묵이 새로운 사치품이라고 생각한다. 침묵의 특징은 다른 사치품들보다 더 고급스럽고 수명이 길다는 점이다. 내 딸들 중 한 명은 여름방학 때 이걸 말로 표현해서 나를 기쁘게 했다. 즉 침묵은 끊임없이 최신 유행 사치품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는 유일한 물건이라는 것이다. - P88

…… 사치 분야가 도아가는 방식은 무엇보다도 계속해서 보태고 보탬으로써 무언가를 획득하는 것이다. 더, 더, 그리고 더, 고객들의 머릿속에 있는 도파민은 그들이 더 많은 것을 갈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침묵은 줄이는 것, 뭔가를 빼는 것이다.

게다가 침묵은 공짜로 할 수 있는 경험이다. 그리고 침묵은 다음 시즌의 사치품으로 교체할 필요도 없다.

- P89

…… 부자들이 사는 집은 소음은 더 적고 공기는 더 쾌적하며, 그들이 타는 차는 더 조용하게 달린다. 세탁기도 더 조용하게 돌아간다. 부자들은 더 많은 여가를 누리고 더 개끗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 침묵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나머지 대다수 사람들보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부유하게 살 기회를 주는 격차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 침묵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위한 사치품이다. - P91

침묵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당신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고, 요가도 하고 산책도 할 수 있는 장소로 가기 위해 차를 몰거나 조용한 곳에서 세상을 차단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가는 일은 살짝 짜증이 날 수도 있다.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들은 때때로 공짜이다. 내가 생각하는 침묵은 주의를 기울인다면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의 마음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서. 따라서 구태여 스리랑카에 갈 필요도 없다. 당신 욕조에서 침묵을 경험할 수 있다.

나는 집에서 침대에 5분 더 머무를 때 침묵을 발견한다. 적어도 일단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날 줄 아는 나이가 되면 말이다. …… 시간이 허락한다면 나는 걸어서 출근하는 쪽을 택한다. 지하철 터널이나 자동차 창문의 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모든 것이 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다. - P95

…… 시간이 허락한다면 나는 걸어서 출근하는 쪽을 택한다. 지하철 터널이나 자동차 창문의 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모든 것이 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다. …… 내가 가장 많이 있게 되는 두 주소지 사이를 걸어서 오가는 데는 채 30분도 걸리지 않고, 그 30분 동안에 나는 용케도 세상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97

침묵은 잠시 멈춤으로써 우리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들을 재발견하는 일이다. - P99

…… 침묵은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침묵은 당신의 바로 코앞에도 있다. 나는 계단을 오르는 동안 스스로 침묵을 만들고, 음식을 준비하거나 한낱 내 호흡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침묵을 만든다. 물론 우리는 모두 똑같은 대륙의 일부이지만, 당신은 스스로 하나의 섬이 될 수 있는 수많은 잠재력을 어디를 가든 항상 가지고 다닌다. - P104

…… 하느님은 그 이후에 작고 조용한 목소리 속에서, 혹은 몇몇 새로운 번역본의 표현을 빌리면 "깨지기 쉬운 침묵" 속에서 나타났다. 나는 그 표현이 마음에 든다. 하느님은 침묵 속에 계신다.

……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은 불멸의 지식, 그리고 그에 따른 진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플라톤은 이 같은 불멸의 지식을 "말할 수 없는"이라는 뜻의 arrheton이라고 불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대사가 없는" 혹은 말이 없다는 뜻의 aneulogou라고 불렀다. 두 철학자는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위대한 진리들을 한꺼번에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 P109

…… 자기 자신을 알면 다른 사람들을 알게 된다. 색스의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도 난센처럼 머리 위쪽을 향해 눈길을 돌림으로써 마음속으로, 내면의 침묵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고, 잊혔던 것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 내면의 우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내게는 우리를 둘러싼 우주공간만큼이나 불가사의하다. 한 우주는 밖을 향해 펼쳐지고 다른 우주는 안을 향해 펼쳐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무한성에 관하여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뇌, 그것은 하늘보다 넓다." - P114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을 지켜야 한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이 쓴 『논리철학논고』의 마지막 문장이다. 이것은 교묘한 표현이다. …… 자연과 침묵, 다른사람들로부터의 고립이 비트겐슈타인과 그의 철학을 형성한 셈이다.

"내가 여기서 한 일을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침묵, 그리고 아마도 아름다운 경치 때문일 것이다. 이곳의 조용한 중력 말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해야 한다는 그의 결론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표현할 만한 단어를 찾을 수 없는 모든 것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해였다. …… 비트겐슈타인은 표현할 만한 단어를 찾을 수 없을 때, 우리는 보여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보여질 수 있는 것은 말로 표현될 수 없다." - P124

…… 말은 분위기를 깰 수 있다. 말은 불충분하다. 그렇다, 멋진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실로 굉장한 일이다.하지만 그 경험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은 우리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서 멀리 떼어놓을 수 있다. 때때로 나는 말로 표현하기 가장 힘든 것이 다름 아닌 단순한 즐거움이라는 사실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놀란다.

…… 진주를 발견하는 순간 혹은 그런 경험, 다시 말해 영원은 "결코 시간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철학자 쇠렌 키에르 케고르는 쓰고 있다. …… 시간은 지나가는 경험에 더 가깝거나,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듯이 "소멸된 연속"에 더 가깝다. 시간은 정지되어 있다. - P130

…… 감정이 뛰어놀 공간이 더 많이 주어질 때 인생은 더 짜릿해진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는 느끼고, 그런 다음 생각하며, 고로 존재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습관, 말할 것도 없이 다양한 제약을 강요하는 이 습관에 더하여 우리를 이끌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느낌이기 때문이다. - P135

작곡가 존 케이지는 지금까지도 내게 영감을 주는 「무(無)에 관한 강의(A Lecture on Nothing)」라는 강연에서 자신의 작곡 방식을 설명하면서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를 인용했다. "저는 존재하는 모든 음을 받아들인 다음, 내가 원하지 않는 음들을 제외하고 남는 모든 음을 사용합니다." 그 이후 케이지는 자신의 4분 33초짜리 곡에서 모든 음을 제거하고 4분 33초 동안 침묵을 창조했다. 청중은 오늘날까지도 이 침묵의 곡에 열광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침묵은 청중이 조용히 있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내는 소음을 제외한 침묵이다. - P140

…… 묘한 것은 그런 생각이 마크 로스코의 훨씬 더 자기성찰적인 그림들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그의 선명하면서 종종 어두운 색조로 그린 커다란 직사각형의 색상 바탕들은 어떤 면에서 「절규(Scream)」의 반대이다. 로스코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당신은 그의 그림이 거대한 일련의 에너지를 수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침묵이 정답이겠군요." 로스코는 말로 그의 그림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말로 쉽게 설명할 수 있었다면 아마도 그는 그림을 그리는 대신 글을 썼을 것이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위대한 예술을 감상하면서 예술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이해하려고 애쓸 때마다 침묵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위대한 예술은 어느 정도 나에게는 난센의 별이 빛나는 하늘을 떠올리게 한다. - P149

그 짧고 긴 침묵들은 마치 서로 강 맞은편에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같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이야기를 나눌 때 강을 건넌다. 침묵을 얻기 위해서 침묵을 지배한다. - P161

…… 스탕달이 『사랑론(On Love)』에서 주장했듯이 성공적인 관계에는 일말의 의심이 항상 남아 있다. 이 의심은 "매순간에 욕망을 부여하고, 이것이 인생에 성공적인 사랑을 가져다준다." 두려움이 항상 존재할 때 당신은 사랑하는 관계에서 즐거움에 싫증이 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잔인하게 들리지만, 스탕달의 말은 옳다. 인생은 잔인다. 내가 인간관계를 당연한 일로 여길 때 나는 위험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 상호간의 사랑을 당연시 하는 것, 나라면 감히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성공은 진지함이 특징이라고 스탕달은 말한다. 나에게 성공은 우리가 침묵 속에서 함께 앉아 있을 수 있을 때이다.

…… 신비주의자 루미(Rumi: 페르시아의 시인 1207~1273)는 이런 글을 썼다고 전해진다. "이제 나는 침묵할 것이다. 진실에서 거짓을 가려내는 일은 침묵에 맡겨두고서." - P164

"…… 4분 동안 아무 말없이 누군가의 눈을 바라보는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짜릿하면서 무서운 경험 중의 하나였다. 처음 1~2분은 그냥 호흡을 제대로 하려고 애쓰면서 보냈다. 우리는 초조한 미소를 여러 번 짓고 나서야 비로소 적응했다.

나는 눈이 영혼이나 뭐 그런 걸 들여다보는 창문이란 걸 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진짜 핵심은 내가 실제로 누군가를 보고 있었다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나를 보고 있는 누군가를 보고 있었다는것이었다. 일단 내가 이 깨달음이 주는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이 두려움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더니 나는 어딘가 예상치 못했던 곳에 다다랐다." - P167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그 과정이 더 만족스럽다. 거의 매번 그렇다. 우리는 토끼를 포획했을 때보다 추격할 때를 더 좋아한다. - P171

…… 우리는 모두 발견해야 할 자기 자신의 길이 있다. 스바 마르가(Sva Marga). 당신의 길을 따르라. 침묵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 당신 스스로 생각해야 기분이 좋다. 다행스럽게도 마법의 주문 같은 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내 경우에는 침묵을 찾기 위해 멀리 가느라고 두 다리를 사용해야 했지만, 침묵은 어느 곳에서나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당신이 할 일은 그저 덜어내는 일 뿐이다.

당신은 당신만의 남극점을 발견해야 한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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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식 프리다 칼로 명세서>

 

 





  지난 목요일 KBS에서 우연하게도 
TV 책을 말하다 <프리다 and 디에고 리베다>에 대한 내용을 접했다. 그 프로가 <프리다 칼로>를 읽고 있던 내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또한 티비 프로를 보면서 디에고의 벽화를 직접 멕시코에서 디트로이트에서 만나보고 싶었고, 코요야칸의 파란색 담장 집, 지금은 프리다 칼로 박물관이 된 그 아름다운 집도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앞으로 나의 소망사항으로 추가했다. 


  초현실적인 일기장을 써 온 그녀 프리다. 그러나 화단에서는 퇴폐적이고 유럽적인 초현실주의자가 아니라며 맹렬하게 부인한 그녀. 그래. 그녀는 '현실'에 깊게 뿌리박은 화가이며  특출하게 사실적인 화가였지. 그녀의 수많은 자화상들이... 역사상 출산을 다룬 이미지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것의 하나인 나의 탄생이... 그림 속에서 위로 받을 수 있는 가면이... 자신의 상처를 표현한 작은 사슴이...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려졌던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정체가 탄로 난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꿰뚫어 보는 듯한 노골적인 시선. 기뻐서, 혹은 부조리한 고통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그녀의 두 가지 웃음. 그녀의 생애는 재미가 넘치며 매혹적이고 비극으로 끝을 맺는 피츠제럴드의 단편처럼 흥미진진하다. 정치 영웅이자 혁명 투사로, 고통받는 여성, 학대받는 아내, 아이 없는 여인, '멕시코의 오필리아'. 공작이 날개를 펼치듯 자신의 환희를 과시했지만, 그것은 깊은 슬픔과 내면세계, 자신만의 강박 관념을 감추기 위한 눈가림이었다. 디에고의 요구나 그의 강력한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였던 파란색 담장의 코요아칸 집. 그곳은 어쩌면 가장 프리다를 닮아있던 푸른 날개를 가진 자유새의 이미지로 내게 각인됐다.


  철학은 인간을 사려 깊게 하고 책임감을 갖게 한다고 가르친 기예르모 칼로의 딸이지만 혁명의 딸로 불리기를 더 희망했던 프리다. 카추차 회원으로서 누가 더 좋은 책을 찾아내는지, 그 책을 누가 먼저 읽는지 경쟁하며, 각색해서 연기했던 프리다. 엄청난 독서광이었지만 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많았으며, 지루하거나 수업 준비를 안 해 오는 교사의 강의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할 정도의 '당참'이 돋보인 프리다.


  자기 생각을 물 흐르듯 유창하게 표현하는 친구, 대화는 하나의 예술이며 대화 사이사이에 적당히 침묵을 지키면서 언제나 듣는 이를 사로잡았던 알레한드로를 사랑했던 프리다. 끔찍한 교통사고로 일생동안 32번의 외과수술을 받아야 했던 그녀는 부모님께 안겨 준 충격이 마흔 군데에 상처가 나는 것보다 더 아프다고 했지. 자신의 자화상은 대부분의 경우 그녀에게 행복을 가져다준 마술 부적이며 심리적 외과수술과 같은 것이었겠지.


  나를 그린 것은 혼자일 때가 많았기 때문이고, 내가 가장 잘 아는 소재가 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유일하게 잉태했던 화가 프리다. 자신의 그림을 생산하는 생물적 기능을 수행하는 인간이라고 했던 개구리 왕자 디에고를 사랑하게 되므로 행복했으며 동시에 불행했던 프리다. 너무나도 삶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불행에 유연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비탄에 잠겨 있지만은 않았던 그녀.


  스스로를 낳은 사람, 자기의 삶으로 가장 멋진 시를 쓴 사람, 바로 그녀 프리다. 멕시코의 '국보급 커플'이며 '신성한 괴물들'로 기억된 코끼리(디에고)와 비둘기(프리다). 그 둘의 대화에는 아이러니와 유쾌함, 블랙 유머가 한데 녹아들어 있었으며 부르주아 도덕률을 거부했고 변증법적 유물론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가 담겨 있었지. 혁명적인 삶의 의미와 진정한 색채 감각을 동시에 가르쳐 준 스승, 디에고를 가장 사랑했던 프리다. 알레한드로가 프리다를 꽃으로 감쌌다면, 디에고는 그녀를 진짜로 감싸 안아준 남자였다. 프리다의 일생 동안 두 번의 중대한 사고, 하나는 전차 사고였고 다른 하나는 디에고. 강하고 독립적인 여자들을 좋아한 '멕시코의 레닌' 디에고는 그녀를 위해 자동차 문을 열어 주지는 않았지만, 그녀에게 세계로 나가는 문을 열어 주었다. 테우아나 의상을 입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낸 프리다는 카우보이 모자에 꽂힌 공작 깃털 같은 장신구처럼 완벽한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디에고에게 해주었다.


  요염하게 보이기 위해, 아니 자신의 상처와 불편한 다리를 숨기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녀는 평생동안 삶에 대한 사랑의 확인을 함과 동시에 고통과 죽음에 대한 자각을 했다.


  로맨티시스트이며 휴머니스트인 엘로에서 박사에게 마음이 담긴 편지로 자신의 일상을 잔잔하게 고백하는 글을 통해 그녀의 고통과 기쁨이 담긴 일상이 유화처럼 펼쳐졌다.


  멕시코가 유일하게 간직하고 있는 것은 대지와 인디언의 무한한 아름다움뿐인데 추악한 미국은 날마다 멕시코를 한 조각씩 훔쳐 가고 있다고 했던 그녀. 산앙헬 분홍색 집에 사는 리베라와는 달리 자만심을 경멸하고 어떤 식으로든 '굵은 똥'이 되는 것에 관심이 없던 파란색 집의 그녀. 리베라 부부가 살고 있던 두 채의 집과 이 두 집을 연결하는 다리는 상호 독립적인 동시에 상호 의존적인 그들의 독특한 관계를 상징했다.


  여자를 사랑하면 할수록 상처를 주고 싶어했던 디에고의 못된 성격의 희생자였던 프리다.
'웃음'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던 그녀의 웃음은 정말 깊이가 있고 전염성이 강했다. 그녀는 가만히 앉아서 운명에 복종하는 수동적인 여성이 아니라, 관람객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여성이다. 자기의 개인적 고통을 의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관람객 또한 그것을 의식하게 만들었다. 특별한 윤기와 신랄한 재치가 담긴 비속어를 잘 썼던 그녀는, 사랑을 하고 목욕을 하고 다시 사랑을 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관이라고 말했지. 늘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지만 자신을 가장 열렬히 사랑했던 그녀.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 러시아의 혁명가 트로츠키, 사진작가 니콜라스 머레이, 시인 폴 엘뤼아르, 화가 막스 에른스트, 그녀를 만나는 순간부터 그녀가 떠나는 날까지 그녀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화가 피카소, 프리다의 그림에 감동한 나머지 모두가 지켜보는 전시장에서 순수한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안아 올려 두 뺨과 이마에 키스했던 화가 칸딘스키. 가장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가졌던 에스파냐 망명객 화가 B. 프리다와 관계했던 여러 유명인사들 중 내가 아는 이름만 기억해 본다.


  독창적인 화가가 되고 싶어했던 그녀는 자신의 판타지에 양분을 제공하는 것이 외국의 '이즘'이나 학설 같은 것이 아니라 멕시코적 전통이라는 평판을 듣고 싶어했다. 미술학도들에게 자극을 주었을 뿐 미술을 가르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던 그녀는 학생들에게 비판과 칭찬의 파장을 조절하며 "여기는 색채가 좀 더 강해야 할 것 같다. 이것과 이것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썩 잘된 것 같지 않아. 나라면 이렇게 하겠어. 하지만 나는 나고 너는 너지. 내 생각은 하나의 의견일 뿐, 틀릴 수도 있어. 도움이 된다면 내 말대로 하고, 아니면 네 생각대로 해라."며 학생들에게 조언을 하고 기꺼이 그들의 조언도 요구하고 수용했던 그녀의 스승상이 아름답다.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고독과 권태를 두려워하고 항상 유쾌함, 신랄한 수다, 야한 농담을 좋아했던 프리다. 그랬던 그녀의 이러한 표현이 내 가슴을 아리게 했다. "내가 디에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디에고와 사는 것이 또 얼마나 힘든지도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의 표현 방식은 너무 이상해서 그가 나를 사랑하는지 확실치 않다. 그러나 나는 그가 나를 '자기 방식대로'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결혼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배고픔과 식욕'을 결합했다고." 내게 need와 want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부분이었다.


  디에고는 실토했다. "내가 그녀를 모르고 죽었다면 진짜 여자가 뭔지도 모르고 죽었을 거야!"  나는 그때서야 나의 생애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 프리다에 대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마저도 독특했던 그녀의 모든 것! 그녀를 만나는 동안 내 속엔 끝없는 경이가 밀려오고 쓸려갔다. 그녀를 만났던 지난 20여일이야말로 내게는 아주 독특한 체험이었음을 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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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작가와의만남님의 "<지식의 미술관> 이주헌 저자 강연회 초대 이벤트"

느낌 있는 그림이야기, 아름다운 풍경화에 뭐가 숨어 있을까, 프랑스미술기행,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1, 2 등 최근에 출판된 지식의 미술관까지 이주헌 님의 저서는 대부분 다 가지고 있답니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느낌 있는 그림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화로 독서수업을 하는데 좋은 서적이란 생각을 자주 합니다. 10여년전 연대에서 문화텍스트 독해와 글쓰기란 강좌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참으로 차분하게 강의하는 모습보고 감동받았지요. 몇년전 르네 마그리트전시회 관련 시립미술관에서 이주헌 님의 강연을 들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요즘 지식의 미술관 책 구입해서 읽고 있는데 사인도 받고 명강의도 듣고 행복한 추억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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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작가와의만남님의 "<좋은 이별> 김형경 저자와의 만남에 알라디너 분들을 초대합니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사람풍경! 두 권의 책은 아직도 가끔 펼쳐서 읽곤 합니다. 문자로 김형경 님의 신간 좋은 이별 안내를 받고 반가운 마음 가득했습니다. 좋은 이별이라? 이별이나 슬픔 앞에서 쿨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저는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쿨한 인간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요? 쿨한 척 할 뿐 아닐까요? 좋은 이별이란, 슬픈 감정이 올라오면 눈물도 흘리고, 속상한 기억이 떠오르면 때때로 속 시원하게 욕도하고, 소리도 좀 질러보고... 그러다가 다시 자신을 다독여도 주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한다는 말~ 일부러 아닌 척 하지 않는 게 좋은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 아닐까 싶습니다. 이별관련 슬픈 음악도 진창 듣고, 무작정 조용한 산책로를 거닐어도 보고, 이별을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도 보고... 좋은 이별을 준비하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게 순서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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