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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지우고 줄이고 바꿔라 - 쉽고 빠르게 문장력을 키워주는 세 가지 원리
장순욱 지음 / 북로드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습관이 무섭다는 것을 글을 쓸 때마다 새삼 느낀다. 완성된 글을 읽어보면 비슷한 표현, 비슷한 문장이 눈에 자주 들어오고 심지어 틀린 문장마저 늘 거기서 거기다.
자고로 좋은 글이란 느끼함을 뺀 담백한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쓴 글에는 왜이리 군더더기가 많은지... 고쳐야지 하면서도 한번 굳어진 습관을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띄어쓰기나 맞춤법같은 기본적인 문제는 접어두더라도 미묘하게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나 쓸데없이 장황한 수사를 늘어놓은 문장을 보면 내가 썼지만 참 어디 내놓기가 부끄럽다. 게다가 문장의 끝맺음이 매번 비슷하다보니 글 자체에 신선함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반가웠다. 내 글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글, 참신한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실려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얼마전 읽은 글쓰기에 관한 책에서 좋은 글=쉬운 글이란 말에 공감이 갔었다. 어려운 말을 잔뜩 쓴다고 해서 그 글이 있어보이는 고급스런 글이 될 거란 착각은 일찌감치 버려야 한다. 쉬운 글은 당연히 쉽게, 어려운 글은 어렵기 때문에 쉽게 풀어서 써야한다는 말은 읽는 사람을 배려한 글이 바로 좋은 글이란 뜻이기도 했다.
이 책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으로 지우고 줄이고 바꾸라는 세가지를 내세운 이유 역시 쉬운 글, 깔끔한 글의 중요성 때문이었다.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이 글의 질을 좌우한다. 반대로 늘어지고 복잡한 문장은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불필요한 글자는 지우고 긴 문장은 과감히 줄일줄도 알아야 한다. 버리는 것을 아까워하는 평소 생활습관을 글에서까지 드러낼 필요는 없다. 문장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 문법에 어긋난 조사하나만 바꿔도 확 달라진 글을 볼 수 있다. 간혹 글을 읽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문장이 있다. 이유를 찾아보면 중복된 표현이나 반복되는 조사의 사용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자세한 예시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문장의 오류를 설명하고 잘못된 문장을 바로잡아준다. 일상적인 글쓰기에서 쉽게 범하는 글쓰기의 오류를 다양한 예를 통해 짚어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올바른 문장과 간결한 표현을 익히기에 좋은 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다. 시중에 나와있는 글쓰기에 관련된 책과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참신함이 부족했다.
책 읽기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글쓰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책 전문 블로그를 꾸리기 시작한 후로는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졌다. 서평을 쓸 때마다 어떻게 하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고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감정을 말이 아닌 글로 전달하는게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문학적인 글을 쓸 때는 비문이 어느정도 허용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행여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은 없나 신경을 곤두세우곤 한다. 그럴 때마다 지우고 줄이고 바꾸는 과정을 머릿속에 떠올려야 겠다.
우리를 괴롭히는 대상이 때로는 거대한 무엇이 아닌, 아주 작은 것일 때가 있다. 글을 읽기 힘들게 하는 요소도 마찬가지다.
딱 한 글자가 독자를 괴롭힌다. 그것 하나만 빼도 세상을 다 얻은 것과 같은 시원함이 있다. P.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