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의 사람공부 - 사람이 기적이 되는 순간 정진홍의 사람공부 3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기적을 기다리는 우리들에게 사람이 기적이라는 말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느껴진다. 때론 먼지처럼 작게 느껴지는 내가 누군가의 삶에 기적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혹은 내 눈 앞에 기적처럼 살만한 세상이 펼쳐지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기적을 만드는 힘은 나 자신에게서 나온다는 한 줄의 문구에 마음이 끌렸다.

 

사람공부라는 제목답게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목차에 실린 미야자키  하야오, 앤디 워홀, 이브 생 로랑, 앙드레 김, 워렌 버핏, 백건우 등의 이름을 보고 그들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고 책을 읽어나갔다. 내가 그들이 대해 알고 알고 있던 사실은 프로필에 불과할만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일에 임했는지, 그들이 이뤄낸 일들 뒤에 어떤 삶이 존재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더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 모든 궁금증을 충족시키기에 이 책은 너무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한 사람 한사람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한두명의 깊게 사귄 친구가 아닌 그저 알고 지내는 수준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사람의 지나온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내기에는 책 한권도 부족할텐데 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사람당 고작 몇페이지에 압축해놓았으니 애초에 깊이있는 사람 공부를 기대한 건 내 과한 욕심이었나보다. 한사람의 자서전이 아닌 이상 자세한 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프로필에 살을 조금 붙여 해당인물의 삶을 두루뭉술하게 이야기 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역경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간 기적같은 삶의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마치 희망과 긍정의 아이콘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람이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특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조자 조앤 K.롤링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인상적이었다. 그녀가 정부보조금을 받을 정도로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게 딸에게 읽어 줄 동화책이 없어 직접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는 글을 예전에 본 적이 있다. 에든버러의 낡고 허름한 임대아파트에서 우울증과 싸우며 완성한 해리포터 시리즈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녀는 스스로 기적을 만들었다. 5살 때 홍역에 걸린 토끼 이야기를 썼다니 그녀는 타고난 몽상가였나보다. 또하나 재미있었던 일화는 어린 시절 길을 걷다 뱀을 발견한 조앤이 엄마에게 달려가 뱀이 말을 걸었다고 이야기한 부분이었다. 아마도 해리포터 속 뱀의 이야기는 이런 작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들을 조금 더 만날 수 있었으면 훨씬 더 즐거운 사람공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희망과 긍정의 메세지를 전하는 사람공부. 스스로 기적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기적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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