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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 미리 알아두면 삶이 편해지는 23가지에 대하여
웬디 러스트베이더 지음, 이은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간단해 보이지만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물음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꿈꾸는 궁극적인 인생에 목표는 단연코 행복한 삶이다.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과 종류는 저마다 다를지언정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에는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먼 훗날, 생의 마지막 기로에서 지나온 날을 돌이켜 봤을 때 내가 바라던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적어도 이 책에 등장한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활기차고 건강한 마음이 그들의 삶을 매순간 멋진 곳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이 책에는 미리 알아두면 삶이 편해지는 23가지에 대하여 라는 부제답게 인생이란 씨앗을 기르는데 거름이 될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희망을 위한 소통, 변화를 위한 정지, 평화를 위한 외침이라는 세가지 틀 안에서 각각의 주제에 어울리는 일화를 들려주며 독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인간관계, 마음의 회복, 느리게 살기, 뒤늦은 깨달음, 마음이 시키는 일 등등 모든 이야기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는데 지나온 삶과 다가올 삶의 모습을 그려볼 수록 내가 마주할 무언가가 어렴풋이나마 형체를 갖추는 느낌이었다. 저자는 자기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과 심리상담을 통해 만난 이들의 사례를 들려주기도 하고 때론 자신이 바라본 타인의 모습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50대 말에 뇌졸증을 겪은 한 남성은 투병생활을 하며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자신에게 신경쓰느라 주위를 돌아보지 않았다면 이제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또한 96세의 할머니는 50대 이후가 되어서야 용기를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난다고 생각했다. 한해가 지날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진다는 생각에 아쉽고 나이를 먹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이 책에는 내 생각과는 반대로 나이가 먹은 후에 젊었을 적보다 더 많은 것들을 즐기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세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인생에 있어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보였다. 무엇보다 행복한 삶을 결정짓는 요소는 부의 축적도 명예와 성공도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인생이란 것을 말이다. 하고 싶은 일의 가치..그 일의 가치는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었다. 젊은 시절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은 이들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치유되는 모습을 보며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안달하는 내 삶을 그저 시간에 맡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 꿈의 종착역에 도착한다면 부디 지금보다 많은 인생의 깨우침을 가슴에 새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