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
크리스 임피 지음, 박병철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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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이 새롭게 등장할 때마다 세상의 마지막 모습은 어떠할지 상상해보곤 한다. 소리없는 조용한 소멸이 될지, 처참한 고통을 동반할지 알 수 없으나 종말이란 단어는 참혹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인지 늘 궁금했던 세상의 끝에 해답을 제시해 줄 것 같은 이 책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 뿐 아니라 저자의 가설과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미래의 모습들이었다.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할법한 여러 추측을 벅절히 버무려 죽음이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즐겁게 풀어나갔다. 만약에란 가정만을 앞세워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단순히 나열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오랜시간 연구해온 사실에 근거한 가설이었다. 이 책에 등장한 이야기들을 모두 재미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이유였다. 단순명료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작가의 글은 시종일관 흥미롭다.

 

인간 그 자체는 물론이고, 우리가 사는 지구를 넘어서 미지의 세계인 우주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광범위한 주제를 아우르며 끝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얼핏 난해하거나 어려워 보일 수도 있지만 친절한 설명과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지루하하지 않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많은 이들이 조심스러워하는 주제를 이토록 적당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싶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도 않은 이야기의 흐름이 3장 종말의 10가지 시나리오에 이르러서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핵폭탄, 바이러스 등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며 독자 스스로 세상의 마지막 모습을 그려보게 한다.

 

나는 지구의 종말을 주장하는 모든 개인과 단체에게 다음과 같이 건의하고 싶다.

"나는 당신들이 틀렸다는 데 나의 전 재산을 걸 용의가 있다. 이것은 무조건 나에게 유리한 도박이다.

내 말이 맞는다면 나는 부자가 될 것이고, 내가 틀렸다면 세상이 사라질 것이므로 나는 잃을 것이 없다!"

P.109

 

어쨌거나 우리는 생각이 없는 물질보다는 우월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마술같은 사건으로 가득 찬 이 우주에서 마지막에 어떤 일이 일어나건, 그게 무슨 상관인가?

P.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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