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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에덴 3 - 무저갱의 사자
김선도 지음 / 돌판 / 2011년 11월
평점 :
1편과 2편에서와 마찬가지로 무저갱의 사자와 키메리안의 마을에서 역시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악과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인물들간의 대결이 주를 이룬다. 고흐의 후손이자 순수한 선의 영혼을 지닌 어린 민우와 지우가 자신들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해 위험을 헤쳐나가며 활약하는 가운데 시공을 넘나드는 본격적인 판타지가 어김없이 펼쳐진다.
in에덴이 여느 판타지 소설보다 독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이유는 백두산과 조선인 등 한국형 소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저자가 근무하고 있는 백병원이 등장하는 것도 재치있는 발상이라 여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조금 더 진지하고 긴장감있는 이야기를 기대했던 내게는 백병원이란 설정이 그리 와닿지는 못했다. 판타지 소설에서 시시콜콜 인과관계를 따지고 구성을 파악하려 드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겠지만 판타지 소설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해리포터와 같은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기대했던 내게 in에덴은 다소 과장 된 커다란 스케일이 번잡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져 아쉬움이 컸다. 또하나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어려웠다는 것도 아쉬움 중의 하나였는데 많은 판타지 소설이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결국 그 관심은 인물을 넘어서 이야기 자체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in에덴 역시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마음이 가는 캐릭터가 없었다. 물론 민우와 지우처럼 사랑스런 아이들도 있었지만 극을 이끌어갈만큼 몰입도가 생기지는 않았다. 책 표지에 써있는 글을 통해 전한 저자의 의도가 개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책에 등장하는 민우와 지우가 저자의 아이들이 아닐까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성경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 자주 등장하는 성경구절과 기도문을 보며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말이 약간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성경을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진행될때마다 등장하는 성경구절을 곱씹다보니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세지가 이런 게 아닐까 어렴풋하게 짐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핵폭탄과 백두산 의 등장이 단순한 판타지의 차원을 넘어 현실세계와 이어주는 연결고리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현실적 감각을 잃지않는 새로운 형태의 한국형 판타지 소설이라 표현하고 싶다. 다만 매력적인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을 아우르는 이야기 구성이 있었더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장르 문학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