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후의 몰입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초집중력 탐구
제갈현열.김도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1월
평점 :

<최후의 몰입>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배울 점이 무엇이 있을까, 그들의 비결을 일반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바뀌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수동적 몰입 vs 주도적 몰입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할 때만큼은 시간이 언제 이렇게 지났나 싶을 만큼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그만큼 몰입했기 때문일 것이다. 때때로 몰입을 강요받는 경우도 있다. 비용 대비 효율을 높여야만 타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데, 그 고효율성을 얻는 데 몰입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는 법'과 '몰입하는 방법'을 알고자 한다. 기업들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교육한다. 주입식 몰입 교육의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해야 한다'라는 말에는 주도적이라기보다는 어떤 의무감이나 강압이 깔려있다. 몰입이라는 단어에 이런 의무형 표현이 어울릴까? 몰입이라는 것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좀 더 자신의 의지가 담긴 주도적인 몰입을 할 수는 없는 걸까? <최후의 몰입>의 지은이들은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주도적 몰입'이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책을 썼다.
'목표의식'이 차이를 만든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자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국가대표라도 선수마다 시간을 운용하는 질적인 부분에서는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각 선수마다 가지고 있는 '목표의식'이었다. 태릉선수촌에 있는 모든 선수들은 동일한 목표, 즉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그중에는 국가대표로 발탁된 것에 만족하는 선수도 있었고, 꼭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순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선수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세운 목표를 중심으로 모든 노력과 계획이 구성된다.
금메달을 목표로 한 선수는 같은 시간이라도 더 많이 몰입하고 운동했고, 이로 인해 훈련하는 양도 다른 선수보다 많았다. 이런 행동의 차이는 곧 결과의 차이로 연결된다. 뇌 의학에서는 이를 '구상의 능력'이라 부른다. 뇌가 행위를 구상한다는 것인데, 인지하는 바에 따라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최종 목표와 단계별 목표 = 목적과 도구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이다. 그 시작이 목표 설정이라면 우리는 언제나 시작은 완벽하다. (새해마다 들뜬 마음으로 목표를 세운 게 몇십 년째.. 그러나 연말까지 이어진 것은..)
처음에 세운 목표와 계획들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시작점이 잘못되었거나 도중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러한 문제들을 바로잡고 체계적으로 목표를 잘 세울 수 있을까? 지은이들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인터뷰하면서 어떠한 특징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정리하자면 이렇다.
먼저 목표를 세울 때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최종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은 목표다. 최종 목표는 목표 중에서 가장 상위 개념으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말한다. 즉 '목적'이다. 작은 목표들은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계적을 밟아나가야 하는 것들을 말한다. 일종의 '도구'인 셈이다.
최종 목표(목적 목표)를 세울 때 3가지 고려 사항
1. 자신의 욕구를 반영한 목표 세우기
욕구가 없다면 자발적인 의지와 몰입도 없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원하는 삶은 어떠한 삶인지를 바탕으로 설정해야 한다.
2. 현실 가능성 고려하기
이룰 수 없는 목표는 몰입에 도움 되지 않는다. 그 기준은 먼저 자신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자신을 과대평가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아야 한다.
3. 지금의 목적 목표가 인생의 최종 목표는 아니라는 점 인지하기
목표를 이루더라도 삶은 계속되고 목적 목표는 언제든지 더 상위 개념의 것으로 바뀔 수 있다. 금메달리스트들은 올림픽 이후 새로운 목표들이 생긴다. 누군가는 올림픽 2관왕이라는 목표를 세웠고, 누군가는 지도자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처럼 최초의 목적 목표를 달성하면 그 목표는 그다음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도구 목표로 바뀐다.
단계별 목표(도구 목표) 세울 때 3가지 고려 사항
1. 최종 목표와 밀접하게 연관된 목표 세우기
2.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느끼도록 목표의 수위 조절하기
3.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목표 세우기
책 중간중간 소개되는 <금메달리스트들이 알려주는 몰입 플래닝> 中 인상 깊었던 구절들이다.
"몰입하고 싶다면 나만의 목표부터 정해라"
목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그것을 이루고 싶은 의지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 목표가 스스로 강력하게 원하는 것일수록, 자신을 감동시킬 만큼 매력적일수록 좋다.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라"
한 가지 목표를 이루는 것은 그다음 목표로 가는 계단을 놓는 것과 같다. 계단을 밟지 않은 사람은 목표를 가질 자격이 없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다. 이룰 수 있는 목표부터 세우자.
"타자에 대한 배려를 버려라"
내가 주인공인 인생에서 '누구'를 위해 시간을 서야 하는가? 무엇에 집중하고 몰입해야 하는가?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비난하지 마라. 이타성을 버린 당신의 선택은 언제나 옳다.
"슬럼프에 대한 관점을 바꿔라"
슬럼프란 노력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는다. 잠깐 숨 고르기를 하면 된다.
"불안감을 잠재우는 나만의 주문을 가져라"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면 어떤 행동도, 어떤 말도 좋다. 떨리는 순간 그 한마디의 말과 작은 행동이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줄 것이다.
"라이벌은 마음먹기에 따라 약도, 독도 될 수 있다"
라이벌을 통해 자극받아서 성장할 것인지, 라이벌을 의식하느라 좌절할 것인지 선택은 나의 몫이다. 무엇이 내가 목표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 이 한 가지만 잊지 않으면 된다.
시중에는 '몰입'과 관련된 주제의 책이 이미 꽤 있다. 이는 몰입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주제라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몰입하는 순간 삶이 변화한다'라는 것이다. 내가 제일 처음 읽었던 몰입과 관련된 책은 칙센트미하이가 쓴 <몰입의 즐거움>이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 이론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심리학자이다.) 그는 몰입(flow)을 '무언가에 흠뻑 빠져 심취해 있는 무아지경의 상태'로 정의한다. 칙센트미하이는 미술가, 음악가, 스포츠 선수들에 관해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되어 몰입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칙센트미하이가 '몰입이 무엇인가'에 대해 전달하고 심리적인 측면에서 연구했다면 <최후의 몰입>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3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의 몰입법에 대해 소개한다. 33명 모두가 같은 방법으로 몰입한 것은 아니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다. 몰입하기 위해 어떤 것을 더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버렸을 때, 오직 나에게만 집중했을 때 자연스럽게 몰입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그들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더 깊게 보기) 칙센트미하이의 돌입 https://blog.naver.com/applet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