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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ㅣ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서사명강(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인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서울대 법의학을 전공하시고 지금은 서울대 의과대학교수인 유성호 교수님의 1500여 건의 부검 경험과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죽어야만 만날 수 있는 남자라는 소개 글에 흠칫 놀랐지만 다행히 살아서 교수님의 명강의를 책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주요 키워드가 소개되어있다.
검시 -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의 목적으로 변사체 및 현장을 조사하는 것
검안 - 시체를 훼손하지 않고 의학적으로 검사하는 일.
부검 -시체를 해부해 검사로 사인 등을 알아내려는 것.
해부 - 시체를 절개해 관찰하고 장기나 조직을 적출하거나 채취하는 행위
안락사 - 편안한 죽음을 의미하며 가치중립적인 단어로 용도에 따라 자발적 안락사, 조력 사망, 연명의료 중단 등 다양한 형태로 쓰임
존엄사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생명 연장 장치를 중단하는 행위
가사 - 외견상으로는 호흡과 맥박이 멈춰 죽은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상태
뇌사 - 뇌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해 회복 불가능한 상태
식물인간 - 식물성 기능만 가능한 상태의 환자 (소화 흡수, 호흡, 배설, 혈액순환 가능)
줄기세포 - 배아 줄기세포와 성체 줄기세포로 나뉜다.
전국에 법의학자 수는 40명이라고 한다.
혹시나 단체로 어디를 가다가 사고가 나면 국내법의학자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움직인다는 말을 할 정도로 소수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법의학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궁금하던 차에 소개가 되어있었다.
최초의 법의학자는 문국진 교수 (1925년 생) 님이다.
대학시절 우연히 들른 헌책방에서 일본어로 쓰인 <법의학>책을 발견하고 흥미를 갖게 된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본격적으로 법의학을 공부해서 돌아오셨다고 한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처음 생길 때 의사로 지원해 그 당시 부검을 도맡아서 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기셨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법의학이 늦게 들어왔구나 생각할때 쯤 반전이 있었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는 법의학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검시 지침서인 신무주원록등 여러 책이 발행되었고 실제로도 사용이 되었으며, 세종 때에도 많은 재판에서 활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 식민지 때 계승 길이 막혀 자취를 감췄던 것이다.
법의학자라고 하면 드라마<싸인>의 박신양과 <그것이 알고 싶다>같은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억울하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을 과학적으로 풀어나가면서 원인이 딱 밝혀졌을 때 마음속으로 안도했던 생각이 난다.
책에는 그동안 담당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이 나와있다. 어린아이부터 부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사나 병사 처리돼서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 진실이 밝혀져 살인이라는 게 나오면서 법의학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삶의 방향을 정하고 계획하는 것은 많지만 죽음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인생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종활>이 유행한다고 한다. 삶은 정리하며 죽음을 준비한다는게 어찌보면 당연하고 한편으로는 슬프기도하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란 곧 삶을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하니 행복하고 열심히 살면서 내 나름의 계획을 세워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