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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윈터 에디션)
김신회 지음 / 놀(다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작년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가 윈터 에디션이 나왔다.
산타 모자를 쓴 보노보노와 포로리 너부리가 하얀 눈이 내린 마을에 눈사람을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새로운 풍경을 봐도 황홀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일주일 후에 돌아온다고 했던 홰내기의 아빠.
하지만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잘 됐다, 아빠."
돌아오지 않아서 서운한 것보다 아빠가 행복하니 잘 됐다고 말하는 홰내기


일 년 반 만에 다시 읽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또 새롭다.
그때는 무언가에도 의욕이 넘치는 봄에 읽고 지금은 마무리하는 계절인 겨울에 읽어서일까?
아니면 그 사이에 마음이 조금 성장한 것일까?
나는 변했을지 몰라도 보노보노와 친구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미움받으면 너도 미워하면 된다며 토닥여 주기도 하고, 가족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게끔 해준다.
소심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내게 그대로도 괜찮다며 편안하게 세상을 즐기게 해주는 보노보노.
보노보노의 그림은 여전히 귀엽고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작가님의 글은 친구와 차 한 잔 마시며 속 깊은 이야기를 할 때처럼 공감하며 맞장구를 치게 된다.
일 년 뒤 이 책을 다시 읽게 되면 또 어떤 느낌일까.
코가 시리도록 춥지만 왠지 산책을 나가고 싶은 날이다.
p.252
우리는 오랜 친구였지.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어.
자네가 한 말, 자네가 한 행동.... 난 다 기억하고 있는데
자네가 죽어버렸으니 그걸 기억하는 건 이제 나뿐이야.
고래 장로의 장례식에서 친구인 늙은 거북이 한 말.
p.282
보노보노는 걷는 걸 좋아한다. 걷는 걸 좋아하면서도 왜 좋은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보노보노는 친구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기로 한다. 난데없는 보노보노의 질문에 포로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걷다보면 풍경이 움직이거든."
이어서 보노보노는 너부리에게 간다. 보노보노의 질문에 너부리는 평소대로 간단명료하게 상황을 정리해버린다. 좋아하는것에 이유 따위는 없다는 말. 역시 너부리는 우문에도 늘 현답을 한다.
"걷는 게 재미있다면서 좋아하는 녀석들이 있는데,
아마 그런 녀석들은 걷는게 그냥 좋아서 좋아하는 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