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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평점 :
2006년 감우성, 손예진이 나왔던 연애시대의 작가님의 신작인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표지를 보면 젊은 여자와 할머니가 무표정으로 뭔가를 내려다보고 있다.
표정은 싸늘한데 색감은 발랄하다.
15년전에 사라진,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는 소녀4명을 찾으면서도 웃음코드를 놓지않는 내용과 닮아있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이었던
할머니, 당신에게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혼자 남게된 할머니를 위해 가족들은 삼수생인 스물한살 손녀딸 강무순을 고향에 남겨놓고 서울로 올라온다.
여섯살때도 할머니댁에서 지냈던 손녀 강무순은 어렸을때 그려놓은 보물지도를 찾고, 그 지도속의 집이 마을 경산유씨 종갓집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 종갓집에는 유선희라는 외동딸이 하나있었는데, 마을사람들이 단체로 관광버스를 타고 해수온천욕에 간 그날 사라진 것이다.
다른 세명의 소녀들도 함께...
강무순은 그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할머니 곁에 머물면서 하나하나 추리해 보기 시작한다.
여기까지가 대충 줄거리의 시작이고, 워낙 겁이 많아서 스릴러 영화나 소설을 못보는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관심이 갔다.
"너무 무서우면 나중에 사람많은데서 읽어야지"
하고 읽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손녀 박무순과 할머니 홍간난여사님의 개그콤비가 지루할틈도, 슬프거나 무서울틈도 주지않는다.
진짜 생각보다 너무 웃겨서 혼자 현실웃음 터져가며 읽어내려갔다.
옛날 여우들은 아기 무덤을 파헤쳤단다. 아기 해골을 얼굴에 대고 재주를 넘으면 죽은 아기 얼굴이 되고 그 얼굴, 그 목소리로 찾아가
'엄마, 엄마'
불렀단다. 그러면 엄마들은 다 알면서도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정말이지 엄마란 슬프고 미련맞은 족속들이다.
소설에선 딸을잃은 4명의 엄마가 나온다.
우주와 교신을 하거나, 말을 잃거나 , 대문을 걸어잠그거나 하는 방식으로 슬픔을 표현한다.
중간중간 주마등이라고해서 살해당하는 사람의 시점에서 쓴 글이 나온다.
누군지 너무 궁금했는데 마지막에 알게된후로 마음이 너무 무거워졌다.
주마등 부분은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누군지 알고나서 읽었을때는 느낌이 또 다를것같다.
jtbc 드라마 청춘시대도 쓰셨다고 하는데 이 책의 여운이 사라지는데로 드라마도 정주행 달려야겠다.